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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ㅣ 고전 콘서트 시리즈 2
김경집 외 지음 / 꿈결 / 2015년 3월
평점 :
고전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나왔는데 7명의 석학들에게 듣는 고전 강연이다. 10대들을 위한 강의라 이해하기가 쉽다. 혼자 읽기 벅찬 고전들을 저자들의 도움을 받아 읽을 수 있는 기회다. 이 고전들을 보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사마천의 <사기>이다.
먼저 간략한 책의 소개와 저자의 소개 그리고 강사를 소개하고 있다. 책을 소개하면서 강사들은 고전의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인간과 삶, 그리고 세상 속에 보편적인 문제를 대가의 시선으로 그려낸 것’이다. 대가의 시선은 불편하지만 넓고 깊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진득하게 읽으면 웃자랄 수 있다고 한다. 대가의 시선으로 내 삶과 세상을 바라보고 그 시선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만 지식으로 끝나지 않고 자신을 합리화시켜 가는데 쓰지 않게 된다고 조언한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들어와 나의 생각이 바뀌고 삶이 바뀌는 과정을 거쳐 사회를 바꾸어 나가야 진정한 앎이다.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조언도 곁들인다. 시공간을 함께 읽으며 텍스트에서 벗어나 그 너머를 보도록 노력해야 하며 다르게 읽는 것과 질문을 갖도록 한다. 이를 통해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맨 먼저 나오는 책을 한 번 살펴보자. 질문으로 시작하고 질문만 하는 어린왕자 이야기. 설명이 없어 좀 답답하지만 별을 따라 가도록 책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 가면 질문의 풍성한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맨 뒤쪽에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도 들어 있다.
인상 깊은 책은 두 번째 나오는 <총, 균, 쇠>다. 인문학적 소양과 자연과학적 지식을 동시에 갖고 있어야 하는 책이다. 그러나 책 읽어 주는 사람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지식이 없어도 이를 읽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총, 균, 쇠로 멸망한 잉카제국.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에 걸린 동물이야기는 무척 흥미롭다.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6가지는 가축화에 성공한 동물이야기다. 그리고 이 가축화는 새로운 균을 인간에게 주고 전염병을 통해 다른 민족들을 몰살시키는 역할도 했다. 한 예로 히스파니올라 섬의 인디언 인구가 콜럼버스가 도착한 1492년 무렵에는 800만이었는데 1535년에는 0으로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마지막 부분에는 일본과 우리나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의 선조가 우리나라 서남부지역일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인상적이다. 학생과의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몇 권의 책을 소개하면서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도 추천한다.
10대에 읽을 때와 20대 그리고 4-50대 읽어도 여전히 새로운 감동을 주는 고전을 가까이 두고 산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너무 바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지만 짬을 내어 이렇게라도 고전을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잠깐 시간을 내어 같이 읽고 감동을 맛봤으면 좋으리라. 문학작품만 좋아하는 둘째에게 비문학도 좀 읽어 생각의 폭을 좀 넓혀 보라고 권했다. 다이제스트지만 고전 몇 권을 훑어보는 즐거움이 봄비와 함께 마음을 푹 적셔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