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집밥 - 마음속 허기까지 달래주는
김정미 지음 / 성안당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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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여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냉장고에서 쉽게 꺼내서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 272가지를 내놓는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들도 많다. 언젠가 음식점에서 먹어 봤던 것들도 있고 시골집에 갔을 때 어머니에게서 맛본 것들도 더러 있다. 아~. 그 맛 하며 책을 넘기기도 하고 오늘은 이것 내일은 저것하며 돌려가며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것들도 많다.

저자는 너무 늦게 책을 펴내 미안하다고 말한다. 아마 기린이 다 된 분도 있다고 하니 저자의 인기가 실감이 나질 않는다. 먹고 사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요리를 하고 싶은 욕망은 아마 거슬러 올라가 500년 전 ‘수운집방’을 쓴 김유에서부터 유래되지 않았나 싶다. 사대부집안에서 쓰기 쉽지 않은 요리책을 부녀자가 아닌 선비가 썼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의 요리에 대한 열정을 볼 수 있다. 그 피를 이어 받은 저자는 화가로 출발했지만 블로그에 취미로 올린 요리로 인해 어느 날 요리책을 내게 되고 그 내재되어 있던 끼(?)를 발산하게 된다. 내 가족을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내놓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듬뿍 담긴 책이다.

저자의 비장의 무기는 아마 만능 양념장인 것 같다. 만능간장, 만능된장, 만능고추장을 만들어 두면 바쁜 직장인들은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만능 간장을 만들어 두면 특별히 양념을 만들 필요 없이 불고기나 나물무침을 바로 해 먹을 수가 있다. 얼마 전 시골에 내려가서 보니 마늘 고추장을 만들어 놓으셨는데 고기 요리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아주 유용했었다.

저자의 계량법도 이웃집 아줌마처럼 아주 쉽다. 흔히 쓰는 밥숟가락을 그 양을 보여주거나 종이컵으로 계량해 주기도 하고 직접 손으로 집어 보여주기도 한다. 어려운 단어들은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 주니 쉽게 눈에 들어온다. 총 4파트로 요리를 소개한다. 먼저 고기를 돼지고기와 닭고기 그리고 소고기와 오리고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재미난 것들도 많다. 인상 깊었던 해신탕을 보자. 용왕님이 먹었다는 해신탕. 닭고기에 전골과 낙지가 들어간 글자 그대로 육지와 바다의 영양이 듬뿍 담긴 영양탕이 아닐 까 싶다. 채소 편에서는 얼마 전까지 자주 먹었던 냉이된장국. 국물 맛이 시원하기로 최고다. 달걀과 가공식품에서는 누구나 자주 해 먹는 달걀찜과 달걀말이가 등장한다. 육수를 내지 않고 참치 액이나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추는 스피드 달걀찜을 소개한다. 채로 달걀을 내리면 알 끈이 제거되어 더 부드럽다고 한다. 그리고 충분히 저어주어야 잘 부풀다고 팁도 알려준다. 마지막 해산물 편에서는 먼저 층간소음문제를 해결한 저자의 지혜를 소개한다. 매번 아기 손에 이것저것 갖다드리며 “제가 뛰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해서 둘도 없는 이웃사촌이 되었다고 한다. 밑에 집 아저씨가 갖다 준 우럭으로 끓인 매운탕 맛은 얼마나 좋을까? 저자는 여기서도 특유의 친절함을 유지하며 생선과 해산물의 손질법을 소개해 준다. 손질이 절반인 것이 해산물 요리다.

저자를 통해 쉽게 요리하는 법을 배운다. 날마다 먹는 음식을 스트레스 받으며 해 먹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부엌으로 간다. 이 책 한권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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