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 10년 후 세계를 움직일 5가지 과학 코드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 옮김 / 살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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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물리학을 싫어한다면 그건 선생님을 잘못 만났기 때문이지 당신 탓이 아니다.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물리학을 다룬 과학 교양서’라는 점에서부터 이 책은 상당히 흥미를 끌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리처드 뮬러의 소개 역시 화려했다. 현재 UC 버클리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미국 오바마 정부의 국방부 자문위원이자 고위 과학고문을 지낸 이라고 한다. 대학에서 <미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이라는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물리 교양 수업을 했었고, 재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명강의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전 세계 지식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힘입어 팟캐스트와 유튜브 교육 채널에서도 들을 수 있는 그 강의를 근간으로 이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1부에서는 테러리즘을, 2부에서는 에너지를, 3부에서는 원자력을, 4부에서는 우주를, 그리고 5부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다루고 있다. 테러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9.11 테러를 중심으로 방사능 폭탄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 전개될 수 있는 테러 공격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탄저균 테러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태양광 에너지와 고갈되어가고 있는 석유에 대한 이야기 역시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본 대지진과 그로 인한 방사능 문제가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방사능이 얼마나 위험한지, 방사선이 붕괴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여러 핵무기들의 존재도 알 수 있었고, 처치 곤란의 핵폐기물과 핵융합에 대해서도 개괄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우주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웠다. 우주 왕복에 대한 이야기, 비가시광선을 이용하는 이야기, 중력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루었던 지구 온난화는 꽤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며칠 전 뉴스에서도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얼음이 어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고, 그것은 그대로 북극곰의 생존 문제에 직결된다는 것을 접했다. 2050년까지 상당한 수의 북극곰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뉴스를 통해 접하고 상당히 놀랐었다. 과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지금 우리 지구의 상태는 어떤 것인지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각 부가 끝나면 ‘대통령을 위한 브리핑’이라는 게 수록되어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은 있어도 어디서부터 접근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편이었다. 이 책은 그럴 때 느끼는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너무 어렵지도, 또 너무 쉽지도 않게 모든 용어들과 현상들, 그리고 과거와 미래를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과학 비전공자들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또 나름대로의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데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처드 뮬러의 강의를 안방에서 편안하게 수강한 기분이 들었고, 유튜브나 팟캐스트에 접속해 그의 강의를 직접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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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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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한 여자와 한 남자의 기척이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말語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눈眼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라는 문구가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희랍어 시간>이라는 제목 역시 흔하게 접할 수 없는 것이라 더욱 읽고 싶어졌다. 무언가를 잃어가는 두 사람이 만나 어떤 사랑을 만들 것이라 예상해보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직접 지켜보고 싶었다.

 

 

 

한 여자가 있다. 어려서부터 언어의 구조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런 그녀가 어떤 원인도 모른 채 말을 잃었다. 말을 잃어버렸고 이혼을 하게 됐고, 아홉 살 난 아이의 양육권도 빼앗겼다. 삶에 어떤 이유도 의미도 없어져버렸다. 그러다 선택한 것이 희랍어였다. 그리고 한 남자가 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반비례하여 볼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든다. 가족들을 독일에 남겨둔 채 홀로 모국인 한국에 돌아온 그 남자는 희랍어 강의를 시작한다. 이 두 사람은 한쪽은 가르치는 쪽에, 그리고 다른 한쪽은 수업을 듣는 쪽에 서 있다. 그러나 같이 희랍어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단 한 번도 의사소통을 해본 적이 없다.

 

 

 

끝까지 그렇게 그들은 평행선을 달릴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우연한 사고로 인해 여자가 남자를 도와주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한 방 안에서 남자는 여자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털어 놓는다.

 

 

 

많은 기대를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 금세 당황하게 되었다. 이야기는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점점 더 책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때로는 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섬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데도 빠져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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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 파크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1
블레이크 넬슨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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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구원에 관한 시리도록 아름다운 청춘의 기록, 현대판 <죄와 벌>이라는 글귀가 책을 읽기 전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었다. 성장소설을 좋아하는데 주인공들의 또 어떤 성장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이 책은 형식으로 치면 날짜와 장소, 때가 쓰여 있고, 빈칸으로 남겨진 누군가에게 쓰는 글처럼 보인다. 그리고 내용은 일기 같았다. 파라노이드 파크는 불법으로 세워진 스케이트 파크에 붙여진 이름이다. 불법이기 때문에 부랑자들도 판을 친다. 스케이트보드에 열정적인 소년이 홀로 파라노이드 파크에 들렀다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피를 보았고 사람이 죽었다. 그것은 어린 주인공 소년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분명 커다랗고 심각한 문제였다. 아빠는 짐을 싸 집을 나갔고, 그 때문에 엄마는 극도로 예민하고, 하나 있는 동생은 스트레스로 매일 토하기를 반복한다. 고민을, 고통을 나눌 수 있는 마땅한 상대가 없었다. 부모님께 털어놓는다고 해도 이렇다 할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소년은 철저히 고립되어갔고, 무너져 내렸다. 사건이 뉴스에 오르내리고, 경찰이 사건 조사를 위해 학교를 찾아오기에 이르니 소년은 극도의 긴장을 하게 된다. 소년에게는 정말 지옥 같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소년이 답답하기도 했고, 안타깝기도 했고, 그 상황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조금 짐작해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 어떤 방향으로도 나가지 않았다. 소년이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었고, 실제로 소년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경비원에 대한 어떤 언급도 다시 이어지지 않아 궁금증만을 낳았다. 나는 이 책에 완벽하게 빠져들어 함께 긴장하고 함께 불안해하지 않았다. 좀처럼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저 옳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 판단만 했을 뿐, 어떤 행동이 잘한 행동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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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삭 놀 청소년문학 10
시몬 스트레인저 지음, 손화수 옮김 / 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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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가 고민인 소녀와 먹고 살기 위해 밀입국을 감행한 소년, 그들이 만났다.


그들이 만나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궁금했다. 다이어트가 고민인 소녀 에밀리에는 올해 열다섯 살이다. 거구를 자랑했으나 심한 놀림을 당한 후 무서운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였다. 그런데 체중 줄이기에 대한 욕심이 과한 탓에, 샐러드만 찾아 먹는, 그러고는 몇 km씩을 뛰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과 함께 유럽의 휴양지 그란카나리아 섬으로 여행을 왔다. 거기에서도 에밀리에의 칼로리 계산과 다이어트는 멈출 줄 몰랐다. 그로부터 수십 일 전, 열여덟 살 소년 사무엘은 밀입국선에 몸을 실었다. 언제나 굶주려야 했고 희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무엘은 불법 노동자라도 되기 위해 전 재산을 쏟아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과 배에 올라탔다.


어김없이 조깅을 하던 에밀리에의 눈에 사무엘이 탄 난파된 밀입국선이 보였다. 그 우연을 계기로 에밀리에와 사무엘이 만나게 되었다. 전혀 상반된 현실에서 살았던 그들은 피부색부터 모든 것들이 정반대였다. 에밀리에가 사무엘에게 갖는 동정심, 그리고 사무엘이 에밀리에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은 우정으로 자라났고, 그 둘의 우정을 여과 없이 지켜볼 수 있었다.


밀입국선에 올랐다고 해도 언제든 발각되면 다시 추방될 수 있다. 그런데도 불법 노동자라도 하겠다는 꿈 하나에 온 재산을 걸고 목숨을 건 사람들을 이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바르삭>은 이슬람 세계에서 죽음 뒤 찾아오는 또 다른 세상, 즉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는 동안 머무르는 곳으로 천국과 지옥 사이 그 어디쯤이라고 한다. 사무엘에게는 분명 벅찬 현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자꾸만 먹먹해져갔다. 아마 에밀리에 역시 그런 마음이었기 때문에 사무엘을 도와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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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데이 - 개정판
데이비드 니콜스 지음, 박유안 옮김 / 리즈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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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의 로맨스. 아름다운 영화 포스터와 아름다운 책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은 영화 <원 데이One Day>의 원작소설이라고 했다. 생각만으로도 초콜릿이 혀에 닿은 듯 달콤해지는 것 같았다.


이 책 <원 데이>는 1988년부터 2007년까지, 20년간 두 주인공 덱스터와 엠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매 해 7월 15일 하루의 스토리를 보여준다. 1988년 7월 15일 덱스터와 엠마는 대학 졸업 파티가 있던 날, 엠마의 침대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함께 자지는 않았지만 덱스터를 짝사랑하던 엠마에게 그 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그리고 덱스터는 그저 그런 흥미를 갖고 있던 그녀에게 조금은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된 날이기도 했다.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이 묘한 감정은 덱스터와 엠마 사이에서 끊어질 듯 말듯 이어져 나간다. 각자의 삶을 살고 위기를 맞고 무너지고 위로해주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지켜보고 무너지고 또 위로해주고.


그 둘의 이야기는 경적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달달하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했다. 그저 뜨뜻미지근한 사랑의 감정과 알 수 없는 우정이 둘 사이를 연결하고 있을 뿐이었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 뭔가 이제 좀 시작하겠다 싶었다가도 둘은 금세 멀어졌다. 답답하기도 했고, 속이 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분명히 그들 사이에서 애틋함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0년간의 그 둘의 모습은 소울메이트임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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