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르게 - 미래를 바꾸는 놀라운 습관
김영안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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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딱하기만 할 것 같은 책으로 느껴졌다. 아무래도 “새로운 공무원상을 제시하는 새로운 방식의 자기 계발서”라는 말이 그렇게 느껴지도록 만든 것 같다. 창조적, 창의력 등의 이런 단어들과 나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나는 시키는 것 그대로 하는 것은 책임지고 잘 해낸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창의력을 발휘해서 해야 하는 것들 앞에서는 일단 자신감을 잃고 만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 딱딱하더라도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이 떠올랐다. 바로 <연금술사>. <연금술사>가 연금술사의 도움을 받아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양치기 소년 산티아고의 이야기라면, 이 책 <1% 다르게>는 평범한 공무원이 마법사로 알려진 노인 다빈치의 도움을 받아 창의력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야기의 흐름은 서로 비슷한 것 같았다. 

 환경 시설과에 입사한 신참 공무원 크레오는 여느 공무원과 다르지 않은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해변 가에 넘쳐나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 과제를 맡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해결 과정에서 마법사로 소문이 난 다빈치라는 노인을 만나게 되면서 크레오는 서서히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창의력을 발견해내고, 발전시키며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즐거운 인생을, 그리고 보람 있는 인생을 찾아간다.

 이러한 이야기로 진행을 하면서도 저자는 전달하려는 바를 놓치지 않고 제시하고 있다. 바로 창조적 사고를 기르는 방법인데, 크게 두 개의 장으로 나누어 첫 번째 장에서는 창조적 사고의 본질을 찾는 과정을 제시하고, 두 번째 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창의력을 훈련하는 방법을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부록을 만들어 창의력 사고 기법에 대한 종류를 나열해주고 있는데, 그것은 각각 책에서도 크레오가 시도해보았던 브레인스토밍과 마인드맵, 수평적 사고방법, 여섯 색깔 모자 기법, 트리즈이고, 특히 트리즈는 국내외의 적용사례 -우리나라에서는 LG그룹과 삼성 등의 사기업과 포스코에서 도입했고, 외국에서는 일본의 산요, 인텔, 파나소닉 등에서 도입했다-를 함께 다루고 있어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의 활용에 있어서도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말을 빌려, 크레오가 사용했던 브레인스토밍을 간단하게 소개해 보면, 여러 사람이 함께 아이디어를 낼 때 유용하게 쓰이는 회의식 방법인데, 참여자들이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의견들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말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나온 의견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개선하는 것 또한 이 브레인스토밍의 과정에 포함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또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곳곳에 담겨 있는 파스텔 톤의 그림이 동화 같은 느낌을 더해주었다.




 이 책은 공무원상을 제시하는 자기 계발서라고는 하고 있지만, 꼭 성인이 아니더라도 동화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의력도 길러주지만, 그 과정이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숱한 성공의 이면에는 남모를 노력이 숨겨져 있으며, 
   숱한 실패담의 이면에는 나태와 안락함이 감춰져 있지.


   우리는 매일 조금 변화된 채 깨어나고, 어제의 우리는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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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연구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지음, 전기순 옮김 / 풀빛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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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로 길게 누워있는 표지가, 그리고 제목의 글씨체가 대본책자를 연상하게 하고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어서 책을 읽기 전에 많은 궁금증을 일으켰다.

 저자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사랑이 고통이라는 점을 피력하면서 이 책 <사랑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팬더의 ‘사랑이론’을 차용하여 사랑과 증오의 공통점을 찾아내 서술한다. 팬더의 사랑이론이란 바로 이것이다. 

 “사랑은 한 영혼이 다른 영혼을 향해 나아가는 구심력이며, 
    그 힘은 지속적인 흐름 속에서 유지되면서 가공할 힘을 분출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 대상과 하나가 되면서 그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즉, 사랑과 증오의 공통점을 구심력과 이동성, 유영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사랑의 본질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는데, 주로 철학적인 이론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2부는 남자의 심리와 본능이라는 주제로, 3부는 무엇이 남자의 사랑을 완성시키는가? 에 대한 답변을 중심으로 글을 써나가고 있는데,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남성의 입장을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저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플라톤, 칸트 등 여러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찾아내는 서술 방식을 택하고 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프롤로그에서부터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동안 내가 사랑이라는 것을 너무 쉽게 보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랑에 관한 학문적인 접근은 내게 너무나도 어렵게 다가왔다. 사랑의 개념에서부터 나는 혼돈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사랑’과 ‘사랑들’에 어떤 차이가 있단 말인가, ‘사랑’과 ‘사랑에 빠짐’의 다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적어도 내 생각에 사랑이라는 것에 함부로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사랑에 대해 과감하게 철학적 접근을 시도했고, 그에 대한 결과를 그만의 잣대로 확고하게 피력해나간다.

   우리의 연애감정은 대상에 의해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우리의 뜨거운 환상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 
   사랑은 언젠가는 죽게 되는데 
   그것은 탄생 자체가 착각이었기 때문이다.

 칸트의 말이다. 탄생 자체가 착각이었다는 말에 의하면, 온전한 사랑이란 지극한 이성을 지닌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게 다다르지 못하는 것이다. 대상으로 인해 사랑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환상으로 인해 대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저자는 1부에서 주장한 사랑의 본질을 관철시키기 위해, 2부와 3부에서는 문학 작품 속의 인물과 사랑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음유시인들의 시도 인용하고 있다.

 유럽에서 넬슨 제독과 헤밀턴 경이 동시에 사랑했던 여인 레이디 헤밀턴 - 마리 앙투와네트의 자매이기도 한- 의 이야기, 수많은 남성들의 구애를 받고도 이를 거절하고 고독의 길을 걸었던 마르셀라의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물론 저자의 지식이 워낙에 뛰어났던 탓도 있기는 하지만 -21세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하니 눈으로 보지 않아도 그 정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이미 그가 언급한 문학 작품들과 인물들에 대해 독자가 어느 정도의 앎을 지닌 상태라는 전제하에 설명되어지고 있었다. 적어도 나는 그것들과 그들에 관한 지식이 충분치 않았기에 수박 겉핥기식의 독서를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스탕달의 <연애론>이라든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단테의 <신곡>, 이븐 하즘의 <비둘기 목걸이> 등을 저자의 시각으로 다시 한 번 읽어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연애론>과 <비둘기 목걸이>는 접해보지 못했는데, 특히 <비둘기 목걸이>는 저자의 잠깐 동안의 언급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느껴서,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문학 작품들도 단순한 재미와 감흥으로 읽히기보다는 그의 머릿속에서는 그의 이론을 정립시켜줄 근거가 되고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랑이 다의어인지에 대한 저자의 논의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었다. 남녀의 이성 간의 사랑과 부모님과 자식 간의 사랑, 조국에 대한 사랑, 이런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사랑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남기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사랑에 관한 나만의 생각이 정리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생각에 완벽한 일치점을 찾은 것도, 그의 주장을 비판할 만한 근거를 찾은 것도 아니다. 아마 그것은 이 책을 아무리 여러 번 읽는다고 해도,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불가능할 것 같다. 사랑에 대해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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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富論 선부론 - 능력 있는 자, 먼저 부자가 되라
던컨 휴잇 지음, 송희령.김민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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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능력 있는 자, 먼저 부자가 되라."

 <선부론>이라는 제목과 함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물론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홍보하고 있는 ‘선부론’이 책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중국의 상황을 예로 들어 읽는 사람들에게 부자가 되는 길을 가르쳐주려는 책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1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 <선부론>은 저자가 생각하는 중국 성장의 기반을 표현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개혁개방을 통해 덩샤오핑은, 능력 있는 자들이 먼저 부자가 되고, 그 효과를 확대해서 모두 잘 사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모토를 내걸었다.

 장은 크게, 변화하는 도시, 과거와 미래의 충돌, 꿈꾸는 국가, 중국의 복지제도, 개혁개방을 맞는 중국미디어, ‘나’ 세대, 교육, 중국은 지금 ‘성혁명’ 중, 떠도는 사람들, 농촌을 떠나다, 소비자와 시민, 문화충격, 흔들리는 신념과 신앙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누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저자 던컨 휴잇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사회를 샅샅이 파헤치기 시작한다. 
 중국은 현재 현대화되고 있는 도시와 시골스러운 도시가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마치 삼청동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리으리한 대저택을 방불케 하는 집들이 모여 있는 곳과 달동네가 함께 있었던 모습이 순간 떠올랐던 것이다. 베이징도 아마 내 기억속의 그런 모습을 하고 있으리라. 
 점점 가구에 대한 놀라운 관심과 삶의 형태의 변화, 그리고 주택마련에 대한 꿈과 환상이 자라나고 있다는 중국의 모습은 거의 변신에 가까웠다. 이렇게 빠른 변화를 큰 탈 없이 소화해내는 것은 바로 중국의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중국인들은 어떤 특정 가치관에 묶여 있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화에 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세대차이라는 것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것인가 보다. 중국의 세대차이 역시 여느 나라 못지않았다.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청소년들만의 세계가 중국에도 있었다. 그들이 한국 그룹 ‘NRG’에 환호하는 장면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졌다. 우월감이 느껴짐과 동시에 우쭐해져서 나도 모르게 어깨가 절로 펴졌다. 
 중국이 빈부격차와 함께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 중에 하나는 바로 교육정책이었다. 대학생 한 명 등록금이 농부 한 명의 일 년 수입, 그것도 일 년 내내 쉬지 않았음을 전제로 했을 때의 그것과 맞먹는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졌다. 또 무사히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도 그 후의 실업률이 높다는 말에 마치 우리나라를 비추어보는 것 같았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성 개방에 대한 것도 중국에서는 점점 이슈화되고 있다. 성전환 사례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은 숨기기보다 오히려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경험으로 인식되어가고 있었다. 또 이전에는 퇴학사유가 되었던 대학생들의 동거율도 높아졌고, 매춘도 심각한 수준에 달해있다고 한다. 저자는 성을 다룬 이 장에서 게이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었다.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아직 받아들이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게이 문화’인데, 중국에서 게이를 자녀로 둔 부모님들 중에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고 해서 놀라웠다. 
 중국은 특히나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이다. 그래서 농촌에 사는 사람들이 점차 도시로, 도시로 몰려드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아무리 도시에 산다고 하더라도 그 출신이 농촌이라면 심한 차별대우를 한다. 보상액에 차이를 둔다든지, 자녀를 도시 학교에 입학시키지 못하게 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도시이전을 막으려 한다. 하지만 그래도 농촌사람들은 자녀들을 고향에 둔 채 돈을 벌기 위해 점차 도시로 몰려든다. 가장 보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도시로 오는 농민들을 보니, 농촌의 실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도시인’들과 ‘농촌인’들 사이에 긴장도 심화되고 그에 따른 사회적인 문제들도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옛날에 비해 많이 향상된 것 중에 하나는 중국인들의 소비자 권리에 대한 인식이다. 감히 소비자라고 내세울 생각도 하지 못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그들은 당당히 그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우리나라의 ‘공동구매’와 비슷한 ‘단체구매’를 통해 당당하게 권리를 행사하고 있었다. 
 매체의 도입과 세계와의 교류 덕분에 중국은 거대한 미술 시장도 이룩하게 되었다. 최근에 수많은 예술가들이 나온 곳도 바로 중국이라고 하니, 그 말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중국인들은 어떤 특정 가치관에 묶여있지 않기 때문에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지나치다보니 도덕성에서 너무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옳고 그름까지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칙 없이 살아가려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하니,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 던컨 휴잇은 이렇게 공존하고 있는 성장하는 모습과 그늘진 모습을 대비시켜 묘사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중국의 현재를 알리고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위해, 그리고 독자를 위해 발로 뛰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들의 말을 인용하고, 함께 공감하고 또 함께 경험한다. 여러 도시의, 각종 직업의, 각 계층의,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되는대로, 가능한 최대한의 사람들에게서 유익한 정보를 얻어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그러기에 단순한 정보전달 그 이상의 것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은 현재 이렇다,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생한 증언의 목소리를 들음으로 인해서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고, 신뢰가 생겼기 때문이다.     

 저자는 각 장을 주제에 맞게 서술하면서 마지막에는 문제화되는 것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성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서술방식을 택했다. 그는 영국인으로써 중국에서 생활한지 20여년이 된 영국 BBC의 중국 특파원이자, 언론인이다. 그래서인지, 그냥 멀리서 중국의 경제나 정치 상황을 바라만 보며 서술하는 듯한 다른 책들과는 달리 생생함과 실제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유익했다. 던컨 휴잇의 분석은 날카로우면서도 정확한 사실을 콕콕 짚어냈고, 중국 현재모습의 그 양극단을 서술하는데 소홀함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하면, -중국인에게는 몹시 미안하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더러운 나라, 미개와 후진, 공산주의 등등의 단어가 떠오르는 것을 지울 수가 없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것도 아니지만, 아는 것도 별로 없었다. 그나마 최근에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이따금 중국의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는 있지만, 그래도 ‘중국은 중국’이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나를 지배해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사고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던컨 휴잇을 통해 확인하고 많이 놀랐다. 그리고 동시에 상당히 많은 문제점들도 껴안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덩샤오핑이라는 이름만 알고 있었지, 그가 개혁개방을 내세운 인물인지, ‘선부론’을 주장한 인물인지는,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는 데서부터 나는 진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중국의 각종 면모를 알아가는 데에 있어서, 이 책은 단 한 문장, 단 한 단어도 그냥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너무나도 생소한 내용에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알아간다는 생각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확실히 공부하는 자세로 임해서 그런지, 진도는 마음처럼 그리 쉽게 나가지지 않았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머릿속이 조금 묵직해진 느낌이 들어서 뿌듯도 하고 왠지 뭔가 해낸 것도 같은 기분이 든다. 중국의 거대한 가능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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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 2 - 통일 독일의 사회와 현실
임종대 외 지음 / 거름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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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하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맥주부터 떠오른다. 그러고 나서 부지런하고 대범하고, 우직하고 고집스러운, 거친 이미지가 그려진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그런 느낌들은 독일어에서 오는 거센 발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1권이 독일의 오랜 역사를 다루었다면, 2권은 통일된 후의 역사와 사회를 중점적으로 서술했다고 볼 수 있다. 크게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장에서는 독일인의 일상을 , 독일의 체제와 제도를, 통일된 독일과 유럽 속에서의 독일을, 한국과 독일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독일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한국과의 비교 방법을 통해서 읽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아무래도 독일은 우리나라가 지금 처해있는 분단국이었다는 공통점 때문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첫 번째 장에서 만난 독일의 신화, 『에다』를 오랜만에 간략하게나마 다시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독일의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불사신도 아니다. 결국은 죽고 만다. 이런 것들은 게르만족이 이동민족이었다는 불안정한 그들의 세계관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인들은 휴가에 대한 개념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그것과는 좀 다른 점이 있었다. 독일은 명절이나 휴가가 많은 편이고 긴 편이어서, 연초에 이미 휴가 계획을 세우고, 명절과도 같은 연간행사로 인식된다고 한다. 일과 여가를 즐길 줄 아는 독일인들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장에서 읽은 독일의 국가 체제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배울 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일은 16개의 연방주로 구성된 연방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인구를 분산시킬 수 있고, 지역을 다양하게 발전시킬 수 있으며,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각각의 지역마다 다양한 문화재가 소중하게 보존되고 있는 모습에 놀라웠다. 그리고 지역마다의 자주성 또한 높아질 수 있어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장은 통일된 독일의 전후 사정과 통일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정치적인, 또 경제적인 상황과 연결시켜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이루게 될 통일이라는 것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것 같아 유익했던 것 같다.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나라와의 경제적인 교류와 외교 관계, 문화적인 공유에 대한 설명이 가득했다. 특히 독일인들의 영웅이었던, 자랑스러운 차범근에 대한 설명도 읽으면서 한국인으로서의 뿌듯함을 갖게 해주어 좋았고, 손기정, 백남준 등 우리나라를 빛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독일과의 만남은 그 역사가 꽤나 오래되었다. 1644년 소현세자와 아담 샬이라는 신부와의 만남이 그것이다.

 한국인 중에 약 3만여 명이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니, 우리나라와 독일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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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 1 - 독일어권 유럽의 역사와 문화
임종대 외 지음 / 거름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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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때 제 2외국어로 독일어를 선택했었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독일어라고 해봤자, 아주 기초적인 내용만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수업시간마다 선생님께서는 독일어 알파벳인 “아,베,체,데,에,에프,게, ...”를 외우게 하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하셨다. 그래서 독일 하면 아직도 그 때 외웠던 알파벳이 먼저 떠오르곤 한다.

 이 책은 1권과 2권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둘은 전혀 다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독일을 포함한 독일어권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주로 다룬다. 4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 독일의 역사,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와 유대인의 역사와 문화, 독일의 철학과 문학과 예술,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화이론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자세하고 꼼꼼히 설명을 한다고 해도, 그런 장황한 설명들은 직접 보지 않으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가 힘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제대로 된 방법을 쓰고 있다. 각 장마다 문화유산이나 건축물, 역사를 담고 있는 연보 등을 실어 시각적으로도 확인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의 성당 건축물들이 장관을 이룬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처음 보는 BMW 건물 양식이 내게는 독특하고 새로웠다. 이렇게 <독일 이야기>를 쓴 저자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독일의 건축물들과, 유물, 풍경들을 볼 수 있어 마치 한차례 가이드를 대동하고 독일 여행을 하고 돌아온 기분이었다.


 독일은 그 신화부터 시작해서, 온전하게 독일만의 것으로 이루어진 게 최근을 제외하면 거의 드물다고 볼 수 있다. 자주 다른 나라의 역사와 겹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사, 혹은 독일에 관한 연구는 주변 유럽의 국가들과 맞물려서 진행되곤 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독일에 관한 역사뿐만 아니라,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유대인들의 그것까지도 함께 다루어서 유익하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유대인의 역사 부분을 읽으면서는, 이 책의 주제가 독일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아팠던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엄청난 박해와 학살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세 번째 독일의 철학과 문학과 예술 부분에서는 주로 작품과 인명 위주의 서술이 중심이 되고 있다. 정말 독일은 음악의 나라이고 철학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사람들과 사상을 낳았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칸트, 헤겔, 마르크스를 비롯하여 음악가인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베버, 슈베르트, 브람스, 멘델스존, 바그너 등 수많은 ‘위인’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마지막 부분인 문화이론이 내게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여러 내로라하는 학자들의 말을 빌려 ‘문화’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마르크스와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페미니즘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다루고 있다. 좀 놀라웠던 것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었다. 자칫 헷갈리기 시작하면 한없이 구렁으로 빠질 수 있는 이드, 자아, 초자아의 개념을 자세히는 아니지만, 기초적인 틀을 잡을 수 있도록 명료하게 설명한 부분 때문이다. 덕분에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도 중간 중간 등장하고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약간씩 흐트러지던 집중력도 다시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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