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 일과 인생의 균형 잡기
리처드 K. 빅스 지음, 이강선 옮김 / 팜파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인생은 활기차거나 혹은 무기력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저자는 구분한다. 즐겁고 활기찬 인생을 살 것인가, 무기력한 인생을 살 것인가? 하는 질문에 정신이 번뜩했다.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였다. 내가 활기찬 삶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무기력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가만히 지금 나를 돌아보았다. 내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말이다. 지금 나는 시간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고 있다. 활기차고 즐겁고 그런 것들을 떠나서 내가 내 인생을 살고 있다기보다는 그저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었다. 아니 그보다 절실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면 안 되는 일이다.




  리처드 K. 빅스 박사는 아마 나 같은 사람들이 나태한 현실에서 정신을 차리고 보다 발전적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쓴 것 같다. 탄탄대로를 달리고 완벽한 인생을 만드는 것보다 우선 스스로가 삶에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저자는 독자의 멘토가 되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멘토로부터 스무 가지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활기찬 인생으로 말이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얘기를 해줌으로써 보다 더 설득력이 있게 느껴졌다.

  

  정직하지 못했던 어떤 세일즈맨이 20달러 때문에 회사에서 해고당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자는 우선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스스로에게조차도 그 가면 속의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어버린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꾸만 자신에게 변명을 하고 합리화를 시키는 것이 아닐까.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게 구체적인 목표도 세워야 한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낸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바로 내게 지금 당장의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목적에 맞는 목표를 세움으로써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그럼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는 성취감이 들테니 보다 활기찬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주장한다. 아는 것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머릿속에만 담아두고 있는 것은 지식의 낭비일 따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지금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거기서 지칠 것이 아니라 보다 정열적으로 스스로를 이끄는 것도 중요한 가르침 중 하나이다.

  고여 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지금에 안주하기 말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게 바로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않으면 변화를 시도한들 소용이 없다. 스트레스는 너무 적으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너무 많으면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자신의 능력 안에서 적절하게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흔히들 부자가 되면 성공했다고 말한다. 억만장자를 보고 성공했구나, 대단하다,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이 반드시 행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기에 돈만으로 가득한 인생보다는 의미 있는 삶이 훨씬 더 중요함을 가슴 속에 아로새기고 살아가야겠다. 이제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버리고 마는 것은 그만둘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정열적으로 그리고 즐겁고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할 것이다. 










     희망은 당신을 계속 나아가게 한다.

     희망은 당신을 행동하게끔 몰아대는 멋진 힘이다.

     희망은 당신이 지쳐 쓰러졌을 때 새로운 삶을 바라게 한다.

     희망은 한 번 더 시도하게 하는 용기를 주는 반짝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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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포노포노의 비밀 - 부와 건강, 평화를 부르는 하와이인들의 지혜
조 바이텔.이하레아카라 휴 렌 지음, 황소연 옮김, 박인재 감수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웬만큼 열린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이 책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처음에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숙자까지 전락했던 저자, 조 바이텔이 지금은 유명인이 되어 있다. 그러나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그렇게 되기까지에 어떠한 노력도 들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호오포노포노’를 따랐다고만 말할 뿐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갈수록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물은 답을 알고 있다>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부정에서 의심으로, 그리고 다시 믿음과 놀라움, 경탄으로 말이다. 그러면서 서서히 조 바이텔,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호오포노포노’라는 재미있는 이 이름은 간단히 말해서 ‘바로잡다’ 혹은 ‘오류를 수정하다’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유독한 에너지를 몸 밖으로 방출해서 신성한 생각과 말, 업적과 행동이 효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고대 하와이인들은 오류나 문제가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들로 얼룩진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나타난 불균형과 질병을 유발하는 생각들을 ‘오류의 에너지’라고 일컬으며 방출시키도록 하는 과정이 바로 ‘호오포노포노’인 것이다. 일종의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조 바이텔은 우연히 ‘호오포노포노의 치료법’을 접하게 된다. 그는 이 치료법에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고 ‘호오포노포노’의 방식을 통해 기적과도 같은 일을 해낸 이하레아카라 휴 랜이라는 박사를 찾게 된다. 그 기적이란 정신병원의 중증 환자들을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진료도 없이 치료했다는 사실이다. 드디어 연락이 닿았고 휴 랜 박사의 편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도 처음에는 이런 ‘영적인’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휴 랜과의 편지가 거듭될수록, 그리고 호오포노포노와 관련된 모임과 세미나에 참가할수록 그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 책에 호오포노포노의 치유법을 배우고 기적 같은 일을 경험한 사람들의 편지들도 담아놓고 있었다. 수많은 편지들을 읽어 나가면서 신뢰의 크기는 점점 커져갔다. 그들이 편지를 통해서 전하고 있는 모든 것의 한 줄 한 줄이 바로 기적 같은 능력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 치유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모든 일에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나 때문이고, 심지어는 테러나 붕괴 사고가 일어나는 것도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정화하면 된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모든 것에 말이다. 끊임없이 신성에게 이 네 가지 말을 전해야 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평화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저자도 휴 랜 박사를 만나 호오포노포노를 행하면서 이를 경험했고, 스스로가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혹은 무언가를 이루고자 한다면 그것이 경제적 문제이든지 인간관계에 관련된 문제이든지 간에 오직 한 곳, 바로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어떤 것도 어려울 것이 없단다. 우리의 내면은 어떤 불가능한 것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 읽을수록 새롭고 신기한 책이었다. 책을 다 읽었으니 지금 당장 내게서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서는 물론 안 될 것이다. 조금씩 천천히 나를 정화시켜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부정하면 끝날 일이지만, 수많은 경험들이 진실이라고 증명해주고 있는데 못 믿을 이유도 없을뿐더러, 행한다고 해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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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환 2008-10-29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살고 31살의 직장인 남자입니다.
이름은 우태환입니다.

'호오포노포노의 법칙'서평을 쓰려고 들어왔다가 다른 분들의 서평을
구경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 시크릿과 관련된 책들을 즐겨 읽다가 '호오포노포노의 법칙'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호오포노포노의 법칙'과 'The key'를 너무 재밌게 읽어서
이 분의 홈페이지를 들어갔다가 이 분의 제품들을 몇 개를 구입을 했습니다.

1 Zero limits seminar($97) (http://www.zerolimits.info/)
('호오포노포노의 법칙'의 두 저자인 조 바이텔과 휴 렌 박사님이 2007년 1월 19일부터
3일 간 연 'zero limits' 세미나 실황 녹음 제품.
책에는 없었던 휴 렌 박사님의 강의를 많이 들을 수 있더라고요.
휴 렌 박사님과 조 바이텔 박사님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느낌이 신기하더
라고요.
뭔가 좀 묘하던데요.
녹음 파일 7시간. 대본 461페이지.)

2 Attract a new car($97) (http://www.attractanewcar.com)
(끌어당김의 법칙에 관한 것.
오디오 파일 4시간. 대본.)

3 Money beyond belief($49)
(http://www.bradyates.net/MoneyBeyondBelief.html)
(EFT로 부에 관한 부정적인 믿음을 없애는 것에 관한 것.
EFT의 대가인 Brad Yats와 함께 진행한 텔레 세미나.
'호오포노포노의 법칙'에도 감정 해방 요법(EFT)이라는 말로 이 방법에
대해서 소개를 하더라고요.
오디오 파일 4시간. 대본)

4 clearing audio series ($79) (http://www.theclearingaudio.com/)
(조 바이텔이 호오포노포노에 영감을 얻어서 만든 정화시켜 주는 음악.
'호오포노포노의 법칙' 165, 166페이지에 이 제품에 관한 설명이 나옵니다.)

조 바이텔 박사 말처럼, EFT를 해 보면서 호오포노포노를 하니까, 이전에
가졌던 부정적인 믿음들이 거의 사라진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는 제가 이루길 원하는 것들을 떠올려보면 '내가 과연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내게 다가올까?' 하는 생각에 설렘을 느끼더라고요.
zero limits 세미나를 듣고 나서는, 호오포노포노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고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얼마나 강력한 지에 대해서 더 깊게
깨닫게 되었고요.

정화를 도와주는 오디오 테입은 듣고만 있어도 맘이 편해져요.
영감에 의한 행동이 떠오를 때도 있고요. 그래서 들으면서도 기대가
될 때가 많아요.

무엇보다도 저는 EFT를 강력 추천 합니다.


모두 영어 파일로 되어 있지만, 음성파일들에 대해서 완벽한 대본이 있기 때문에
보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품목들 다 구입한 금액이 47만원 좀 더 하더라고요.
환율이 너무 올라서 생각보다 금액이 많이 나왔네요.

혹시 원하시면 제가 구입한 이 제품들을 4만원에 모두 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메일을 통해서 즉시 보내 드릴 수 있습니다.
문자 보내주세요.

010 8855 0839

우태환

wootehwan@naver.com
 
세상을 삼킨 책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 지음, 신혜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조용히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을 덮는다. 책이 삼켜버린 세상을 조심히 바라본다. 순식간에 책만 남고 모든 게 사라진다. 다시 책을 열고 차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책 밖으로 나오는 세상을 확인하고는 비로소 숨을 돌린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몰입을 했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 얇은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책을 읽어나갔다. 마지막 숨을 돌리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있었다. <세상을 삼킨 책>은 나와 함께 그 시간까지 삼켜버렸다.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의 예술 스릴러 마지막 작품이 <세상을 삼킨 책>이다. 그의 마지막 작품을 나는 가장 먼저 읽게 되었다. 미술, 문학, 음악과 춤을 다루었다는 나머지 세 권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 책은 철학과 사상, 역사 속에서 그려지고 있었다.




  책 속에서 이야기를, 사건을 이끌어갈 니콜라이 뢰쉬라웁이 그의 손녀딸 테레사를 데리고 기차여행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그 시작부터 참 불안하다. 빠르게 지나가는 기차 밖의 아찔한 풍경의 묘사만으로도 충분히 앞으로 주인공에게 얼마나 복잡하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지 짐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건의 전개는 누가 어떤 결말을 예상했던지 간에, 나의, 그들의 예상은 모두 빗나갔을 것이다.

  여행의 목적지에 도착한 니콜라이는 시골 볼커스도르프로 향해 그곳 수녀원의 막달레나를 찾아가나 문전에서 거절당하고 그럴수록 점점 기억의 문틈에서 흘러나오는 막달레나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렇게 드디어 과거의 문이 열린다, 그곳에는 스물한 살, 젊은 니콜라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뜻이 있었지만 선동적인 발언이었다는 이유로 쫓겨나다시피 간 뉘른베르크에서 니콜라이는 의사 생활을 한다. 어느 날, 한 소녀가 그를 찾아와 백작이 위험하다며 그를 성으로 데려간다. 그러나 알도르프 백작은 이미 죽은 상태였고 비극적인 그 가문의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알도르프 가문의 약사인 친레히너와 사인을 추측해보며 밤을 보낸다. 이를 시작으로 니콜라이는 거대한 음모와 어둠 속의 소용돌이에 빠져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에 노출된다. 그러던 와중에 ‘막달레나 라너’라는 소녀를 만나 묘한 감정을 느끼고 그녀와 행보를 같이 하기 시작한다. 이 사건은 <세상을 삼킨 책>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질병’을 가장한 사건은 철학과 사상과 생각과 만난다. 그리고 엉켜 있는 실타래의 모습으로 반기고 있었다. 그 실타래를 니콜라이는 막달레나의 도움을 받아 그리고 새롭게 만난 사람들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간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목숨을 건 위험도 감수해야 했으니 말이다.

 

  이야기의 진행은 아주 빠른 듯하면서도 느리게 전개된다. 처음에는 질병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야기는 어느 새 <순수이성비판>에까지 닿아 있었다.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거부했던 그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던 귀족층과의 마찰 또한 볼 수 있었다. <세상을 삼킨 책>은 세 가지 제목을 갖고 있었다. “하늘이여, 제 눈이 보는 것을 제 마음이 믿지 않도록 저를 보호하여 주소서!”와 “네 자신의 안을 들여다보라!”, 그리고 “절대로 세상 밖에 나와서는 안 되는 생각들도 있어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제목들을 다시 보면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철학이라고 해서 사상이라고 해서 어렵게만 생각하고 볼 것이 아니었다.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시간도 갖고 그 시대의 상을 알 수 있는 기회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뭔가 무거운 것이 가슴 속에 ‘쿵’하고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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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오로빌 - 살고 싶은 마을, 남인도 오로빌 이야기
오로빌 투데이 지음, 이균형 옮김 / 시골생활(도솔)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오로빌’이 지명을 나타내는 것인지조차 모른 채 동화 속 세상을 그려놓은 듯한 예쁜 표지에 먼저 끌렸다. 정말 이런 그림 같은 마을이 세상에 존재할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어쩌면 세상 어딘가에 이렇게 편안하고 아름답기만 한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런 책이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오로빌은 남인도 코로만델 해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1968년 2월 즈음, 인도 동남부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벌판에다가 마더가 세운 국제도시였다. 마음을 초월하는 의식 상태를 추구해오던 마더는 1914년 스리 오로빈도를 만나게 된다. 그에게서 자신과 동일한 뜻과 목표를 발견한 마더는 그를 멘토로 여기게 되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스리 오로빈도의 뜻을 좇아서 ‘국제도시 오로빌 건설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그 후 지금까지 오로빌은 주민들의 힘을 얻어 “온 세계의 남녀가 종교와 정치적 사상과 국적을 초월하여 진취적인 조화 속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국제도시를 창조하는 일”에 몰두해오고 있다. ‘새벽의 도시’라는 뜻을 지닌 마을 오로빌은 ‘인류의 일체성을 실현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으며 40여 개국에서 모인 2천 명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 약 20명 정도의 한국인이 오로빌의 주민으로 살고 있단다.

 

  이 책에는 세상에서 가장 인간적인 마을이라는 오로빌에 대한 소개가 중점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오로빌이 건설되기까지의 간략한 과정과 마더, 스리 오로빈도에 대한 소개도 빠지지 않고 있다. 오로빌에 여행을 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행객을 위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가기에 적당한 시기부터 그곳에서 지켜야할 예절에 대한 소개도 꼼꼼했고, 공공시설이나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풍부했다. 자료에 의하면 오로빌은 관광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볼거리가 그리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이주민이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물론 나와 있었다.

  

  그들은 정해진 구역 안에서라면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집을 지어 살 수 있었다. 사진을 통해 본 오로빌 속의 집들은 말 그대로 상상력의 실험실이었다. 몇 세기를 훌쩍 넘어서야 존재할 것만 같은 빌딩의 모습을 하고 있는 집, 그냥 뼈대 위에 천막만 걸쳐놓은 듯한 자연에 가까운 집, 보통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법한 집 등 그 형태와 크기가 아주 다양했다. 아주 전문적인 교육은 아니었지만, 배움 또한 익힐 수 있었다. 태양열을 이용한 여러 기구들도 이색적인 광경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그들은 일과 놀이, 그리고 이들을 아우르고 있는 삶을 분리하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일을 한다기보다는 무언가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마을에 어떤 안건이라도 있으면 주민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는 것도 오로빌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한편, <웰컴 투 오로빌>의 표지가, 그리고 오로빌의 목표가 너무 이상적이고 아름답게만 느껴져서인지 점점 오로빌의 실제 모습을 알아갈수록 완벽할 것만 같았던 성이 조금씩 무너지는 느낌을 조금은 받기도 했다. 우선 대중교통이라는 체계가 없기 때문에 자동차가 늘어나 혼잡함을 일기도 했고, 정부와의 마찰도 적지 않았다. 완벽히 인간적인 곳 오로빌에는 범죄란 단어가 필요 없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았다. 점점 범죄가 늘어가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니 오로빌에도 걱정거리가 차츰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든 것을 뛰어넘어 사랑이라는 것으로 서로를 감싸고 어루만지고 있었다. 이것이 그 모든 것의 방해나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오로빌이 수십 년을 버티며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정말 살고 싶은 이상적이기만 한 곳이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이런 곳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책 속에서의 여행으로나마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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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
리처드 용재 오닐 지음, 조정현 엮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이미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인간극장>을 통해 우리에게 조금은 낯익게 다가온 리처드 용재 오닐. 나는 <인간극장>을 보지 못했고 아직 매체나 어떤 것들을 통해서도 리처드 용재 오닐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그의 이름이 생소했다. 표지 속의 그가 들고 있는 것이 바이올린인지 비올라인지조차도 나는 분간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연주하는 클래식 또한 내게는 별세계의 음악 장르일 뿐이었다. 이렇게 어느 것 하나 친숙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enjoy the classic’을 해보겠다는 일종의 의지로 책 속에서 그를 만나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이라는 이름도 독특하게 느껴졌다. 영어와 한글이 섞여있는 그의 이름에서는 한편으로는 멀게만 느껴지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한국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한국계 미국인인 비올리스트다. 아일랜드계 미국인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한국전쟁에서 전쟁고아가 되어 미국에 입양되신 어머니, 이렇게 넷은 서로에게 끈끈하고도 특별한 가족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어머니의 완벽한, 아니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행복한 아이로 자라나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비올리스트가 되었다. 뉴욕시 의회에서는 리처드 용재 오닐에게 ‘명예로운 시민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지금은 첼로리스트 패트릭 지. 피아니스트 이윤수, 바이올리니스트 쟈니 리와 함께 ‘DITTO’를 구성하고 있다.




  손자를 향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마음은 인종을 막론하고 항상 깊고 넓을 것이다. 리처드 용재 오닐에게 쏟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 역시 누구 못지않았다. 리처드 용재 오닐의 음악적 감성은 어려서부터 클래식과 바이올린을 좋아하셨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점점 풍부해져갔다. 태어나서부터 도시에서 외떨어진 작은 시골마을에서 살았기 때문에 도시의 아이들처럼 전문적인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할머니는 어린 꼬마의 음악적 재능을 살려주기 위해 짧게는 두세 시간이 걸리는 거리의 도시에까지 직접 리처드 용재 오닐이 레슨을 받을 수 있도록 운전대를 잡으셨다. 점점 자랄수록 더 좋은 실력의 선생님을 찾아 배를 타기도 했고 국경을 넘기도 하셨다. 하루가 꼬박 걸리는 여정을 무려 십여 년을 빠짐없이 운전하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노력이 그를 진정한 음악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분들의 믿음과 열정으로 바이올린으로 시작한 리처드 용재 오닐은 열세 살 때 우연한 계기로 비올라를 연주하게 되었다. 스무 살이 갓 넘었을 즈음 할머니의 죽음으로 그는 음악적으로 더 성숙해지게 된다.

  비올라는 바이올린처럼 높은 음역도, 첼로처럼 낮은 음역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솔리스트로서의 연주는 그리 많지 않지만, 높고 낮은 두 음역을 조화롭게 이어준다는 데에서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단다. 그는 비올라의 연주 소리를 마치 아이를 달래고 어르는 어머니의 목소리 같다고 묘사한다.




  원래 리처드 용재 오닐의 이름은 ‘리처드 마이클 오닐’이었다. 이 이름에서는 그가 한국계인지 전혀 짐작할 수조차 없다. 이런 점에 평소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던 그의 한국인 음악 선생님 부부로부터 ‘용재’라는 가운데 이름을 선물 받은 후로 그는 비로소 리처드 용재 오닐이 되었다. 용재, 용기와 재능이라는 뜻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리처드 용재 오닐의 클래식에 대한, 더 넓게는 음악에 대한, 아니 모든 것을 아우르는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많은 클래식도 추천해주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직도 클래식은 내 관심 밖에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CF나 영화, 드라마 음악을 통해서 생각보다 클래식이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루하루 비올라를 연주할수록 새로운 비올라의 매력을 느끼게 되고 동시에 새로운 점 또한 배우게 된다는 그의 말이 와 닿는다.

  오늘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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