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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으로 걸어가 행복하라 - 틱낫한이 전하는 마음챙김의 지혜
틱낫한 지음, 김승환 옮김 / 마음터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틱낫한의 책 <살아있는 지금 이순간이 기적>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고, 앞으로의 마음가짐 또한 다잡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읽게 된 책이 바로 <마음속으로 걸어가 행복하라>, 이 책이었다. 전에 읽은 책에 비해 이 책에서는 좀 더 불교적인 색채를 많이 띠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거부감이 마구 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정념이라든지 상귀의, 승가, 정념에 다가가는 의식 등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들이 있어 조금은 불편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부처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2천 5백여 년 전에 부처는 사람들이 평화를 느낄 수 있도록 다섯 가지 계율, 오계를 전했다고 한다. 이를 틱낫한은 이 책 속에서 현대 사회에 맞게 해석해놓았다. 틱낫한은 이를 정념수행이라고 이름 붙였다. 마음속의 힘과 평화를 키우고 더욱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실천적인 지침이다. 부처의 오계를 이은 틱낫한의 정념수행은 첫 번째가 생명존중, 두 번째는 관용, 세 번째는 성적 책임, 네 번째는 깊은 경청과 사랑의 말,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정념사회를 위한 소비다. 정념사회를 위한 소비를 제외하고는 그 제목만 보고서도 어느 정도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틱낫한은 말한다. 어떤 상황이나 사람을 정확히 바라보고 이해하지 않으면 생각이 비뚤어진다고. 그리고 혼란과 절망과 분노와 증오가 싹튼다고 말이다. 모든 존재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공존의 본질, 그것을 깊이 꿰뚫어볼 수 있다면 비난과 논쟁과 살생을 멈출 수 있다고. 모두 어우러져 하나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또 사랑의 말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사랑의 말, 그 필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하고 있다. 사랑의 말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표현이 참 멋스럽게 느껴졌다.
이 책에는 정념이라는 단어가 수없이 등장한다. ‘정념’이란 깨어있는 마음이며 바른 마음이라고 한다. 이 전에 읽은 틱낫한의 책인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에서 읽었던 게송들이 바로 이 깨어있는 마음과 바른 마음을 유지시키도록 도와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틱낫한이 전하고 있는 다섯 가지 지혜는 내게는 지키기 그리 쉬운 것들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도 내게는 어려운 일인데, 완벽한 채식주의도 정념수행의 완벽한 행함이 될 수는 없다고 하니 알 수 없는, 그리고 끝이 없는 미지의 세계로만 느껴질 뿐이었다. 아득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를 배워갈 수 있기를 바랐었는데, 오히려 더 물음표만 남은 것 같아서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다만 왜 사람들이 그를 ‘살아있는 부처’라고 말하는지, 그것만은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그는 ‘부처’였다. 실천하기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런 것들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그에 이어 체화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를 이론화하여 모든 사람이 그처럼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그 길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틱낫한은 그와 더불어 많은, 아니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랄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이 책을 지었을 테고, 그의 책을 읽은 독자로서 틱낫한의 꿈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방랑자여, 길은 그대의 발자국
그뿐이로세.
방랑자여, 길은 본디 없노니
그대의 발걸음이 곧 길이 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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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앤 핼리팩스, ‘길은 그대의 발자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