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루이즈 글릭이 받았는데, 1968년 [맏이]로 등단했고, [야생 붓꽃]은 1993년 발표한 6번째 시집이다.
총 54편의 비교적 짧은 시들이 실려있는데, 이름이 생소한 꽃들이 대부분이고, 아침기도, 저녁기도 등 같은 제목들의 시들이 많이 보인다.
[야생 붓꽃]의 전체 시들의 공통점을 '목소리'인 것 같다. 야생 꽃들, 풀등, 나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데, 그 목소리를 들으면 공감이 가기도 하고, 미안해지기도 한다.
시는 짧지만 결코 쉽다고 할 수 없다. 많은 외국 시들이 그렇지만, 모국어로 느끼는 문장이나 어휘의 느낌을 제외하고 전체의 느낌으로 시를 읽게 되면서 시의 맛이 반감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작은 책자로 이루어진 번역자인 정은귀님이 시를 번역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도 느껴지는데, '예쁘다, 별로다, 심드렁하게 쉽게 결론 내리'지 않고, 한 번 더 집중해서 읽어보려 했다. 자연과 꽃에 대한 시를 썼던 어떤 시인보다 루이즈 글릭이 진정한 꽃들의 목소리를 냈다고 하는데, 우리가 보는 꽃들이 아닌 꽃들이 우리에게, 자연에게 말하는 말들이라 더 진실한 그들의 목소리인 듯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