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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생각의 탄생 - 위대한 천재들과 떠나는 신나는 생각 여행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원작, 서영경 그림, 김재헌 글 / 에코의서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춘기를 겪으면서 베토벤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쩐지 힘이 느껴지는 교향곡들을 들으면 요동치는 내 마음이 가라앉는듯 편안해지면서 뭔지모르는 무언가가 나를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평범한 엄마로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있는지 궁금하던 차에 만나게 된 이 책은 위대한 천재들의 생각을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셸 루트번스타인은 부부이자 연구 동반자이다. 미국의 유명한 대학에서 생리학과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로 인간의 창조성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천재들의 '생각 방법'을 알려준 <<생각의 탄생>>을 썼는데, 그 책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탄생시킨 책이다. 성인용 도서를 읽어보진 못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쓴 이 책이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어 아이들과 생각하는 법을 하나씩 배워보면 좋게 되어있었다.
모든 창의적인 생각의 탄생은 "아니다."로 시작된다고 한다. 남들이 모두 이렇게 생각할때, "아니다.저쪽으로도 가봐야한다."라는 간단하지만 어려운 선택이 또다른 결과를 낳을 수있는 것처럼 남들이 해보지 않는 생각의 전환이 일종의 창의적인 사고의 시작이라 할 수있다. 중국의 어려운 한문만을 고집하던 조선시대에 많은 유학자들과 신하들의 반대에도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쓰기 쉽고, 읽기 쉽도록 한글을 창조하셨다. 많은 반대를 고려해서 극비리에 진행되었던 한글창제는 만들어졌음에도 3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두고 선포되었다.
많은 위대한 천재들에게 배우는 천재들의 생각은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된다. 생각의 탄생으로 가는 여섯 개의 역을 통해 천재들의 생각을 배울수 있는 기회가 되는데, 첫번째로 관찰을 들 수있다. 관찰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눈으로 듣고, 귀로 보고, 몸으로 생각하기가 있다. 얼마전 작고하신 고 백남준씨가 소개되었는데, '직이는 전자 회화'라는 애칭을 가질 정도로 시각매체를 통한 한편의 예술작품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관찰을 잘 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제시된 관찰력 훈련법이 기억에 남는다.
관찰력 훈련법 하나, 눈을 감은 채 소리와 냄새,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을 이용해 주변상황을 떠올려 본다. 둘, 관심 있는 분야의 물건들을 수집해 물건의 질과 종류의 차이를 찾아본다. 셋, 어떤 대상의 오감을 동원해 주의 깊게 관찰한 뒤 기억을 떠올려 가며 특징을 적거나 그려본다. 넷, 항상 '왜'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주변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본다.
생각의 탄생으로 가는 두번째 역으로 형상화를 꼽았다.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들리지 않는 베토벤이 음악을 작곡하고,인상주의 화가로 인식되는 모네역시 그 시대사람들이 생각지 못했던 "빛"을 표현한 그림을 그리게 되어 그 시대 사람들에겐 인정받지 못했지만, 결국엔 새로운 화법으로 후세에 길이 남는 화가가 되었다. 또한, 추상화로 잘 알려진 피카소 역시 언뜻보면 이해하기 힘든 그림이지만, 앞에서 보는면,옆에서 보는면등 서로 다른방향에서 보이는 면을 함께 그려넣어 입체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로 인식되지만 그 시대에는 이상하기 짝이없는 그림이었을 것이다.
세번째 역으로 추상화를 들 수있다.추상화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인데, 사물의 핵심을 찾아내는 것이다. 특히,추상화의 대가인 피카소가 위대한 예술가로 인정받는 이유는 추상화를 할때는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있는 독창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요약하지만 남다른 창의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네번째 역으로 패턴찾기가 있다. 어려운 수학문제나 수수께끼를 풀때 규칙을 찾으면 쉽게 풀릴 수있다. 수학자 가우스의 경우가 그랬다. 초등학교 3학년인 가우스가 1에서 100까지 더하는 문제를 시간이 얼마지나지 않아 다 풀었다고 손을 들었을때 선생님은 집에서 미리 계산을 해왔다고 얘기했지만, 가우스는 1과 100을 더하면 101, 2와 99를 더해도 101,3과 98을 4와 97을 이런식으로 짝을 지어 모두 50개가 되니 101에더 50을 곱하면 5,050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해서 선생님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다섯번째 역으로 패턴 만들기이다. 얼마전 인기있는 드라마 덕분에 뜨는 직업으로 손꼽히는 '바리스타'의 경우 커피,프림,초콜릿과 같은 부재료들을 사용하여 멋진 무늬를 만드는 일을 배우기도 하는데, 들어가는 첨가물에 따라 맛도,향도 달라지는 것을 볼때 한 사람만을 위한 새로운 커피가 만들어 진다.
생각의 탄생으로 가는 여섯번째 역에서는 유추에 대한 언급을 한다. 다른 것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고, 자연의 모습을 닮은 새로운 발명을 하는 이 방법은 뉴턴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할 수있었다. 이렇게 유추는 작은 생각에서 큰 발견으로 나갈 수있는 방법이 된다.
엉뚱한 생각을 하고, 엉뚱한 짓을 하면 엉뚱한 아이,이상한 아이로 오해받던 과거와는 달리 뭔가 해낼 아이라고 인식되는 요즘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 장마다 훈련법이 소개가 되어있어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아이와 함께 실천할 수있는 방법들이 제시되어있다. 천재들도 처음부터 인정받았던 것은 아니다. 그 시대에는 좀 이상한,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라고 치부되기 일쑤였지만, 언젠가는 빛을 보는 그러한 남다른 생각들을 배워볼 수있는 좋은 기회였다. 먼저 할일을 하지 않고, 뭔가에 골똘히 몰입하는 아이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던 시간들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천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게 아니다. 남들과는 다른생각으로 남들보다 좀더 열심히 노력한 덕분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도 일찌감치 배워서 후회없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