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사건/베트남 파병

1960년대 국군 최초의 해외 파병으로, 베트남 전쟁은 동아시아 반공 전쟁의 일환이자 외화벌이 전쟁이기도 했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를 포함한 인도차이나 반도 일대는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일본군이 이 지역을 관할했는데, 전쟁이 끝나자 다시 프랑스 군대가 들어온 것이다. 베트남은 오랜 기간 독립운동을 했고 프랑스에 맞서 전쟁을 벌였다. 이를 제1차 베트남 전쟁이라고 한다. 결국 북베트남을 이끌던 호치민이 디엔비엔푸에서 결정적 승리를 거둔 후 프랑스는 쫓겨나고 만다. 북베트남의 승리는 미국에게 큰 위협이었다. 동북아시아에 이어 동남아시아까지 공산주의가 확산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1964년부터 미국은 남베트남 일대에 군대를 파견했고 제2차 베트남 전쟁이 시작된다.

실제로 전쟁은 많은 경제적 윤택함을 불러왔다. 참전 군인의 월급과 미국산TV, 카메라, 선풍기, 카세트 등이 귀국 장병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군인은 물론 2만 4천 명에 달하는 민간인 기술자들도 베트남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서 일했고 한진 같은 물류회사는 이때 재벌로 성장한다. 베트남 전쟁 기간 동안 1억 달리 이상의 사업 실적을 올렸으니 말이다.

베트남 전쟁은 긍정적인 효과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명분 없는 전쟁이었고 육군 중심의 작전을 펼쳤기 때문에 민간인 대상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참천군인들은 작전 지역에서 민간인에 대한 폭력, 강간, 학살 등 각종 범죄를 저질랐다. 주둔 지역에서는 ‘라이따이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라이따이한‘은 한국민들이 현지 여성과 낳은 아이들을 말하는데, 종전이 되자 무책임하게 여성과 자녀를 버리고 온 것이다. 이 밖에도 고엽제 살포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참전용사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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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명문장/용비어천가

해동의 여섯 용이 나시어서, 그 행동하신 일마다 모두 하늘이 내리신 복이시니 (…)
뿌리가 깊은 나무는 아무리 센 바람에도 움직이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도 많으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끊이지 않고 솟아나므로 내가 돼서 바다에(…)
우리 시조가 경흥(慶興)에 사시어서 왕업을 여시니 (…)
야인들이 모여 사는 가운데에 가시어, 야인들이 침범하거늘 덕원으로 옮기신 것도 하늘의 뜻이시니(⋯)
고려의 운명이 쇠퇴하매 나라를 맡으실 것이므로 (…)
뱀이 까치를 물어 나뭇가지에 얹으니, 이것은 성손 (태조)이 장차 일어나려 하매 그 아름다운 징조가 먼저 나타난 것이니

1445년 세종 27년에 완성된 <용비어천가>의 일부다. <용비어천가>는 조선 왕조건국을 서사시로 표현한 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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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학문•철학/아나키즘

19세기 서양에서 시작한 좌익 급진주의 사상. 보통 ‘무정부주의‘로 번역이 되지만이는 잘못된 번역이라는 지적이 많다. 아나키즘은 단순히 정부를 전복시키는 사상이 아닌 모든 권위의 해체를 주창하는 급진주의 사상이기 때문이다. 권위의 종류는 다양하다. 사회적으로는 정치, 경제, 종교의 영역이 있을 것이고 가족, 아버지, 남성도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복합적인 억압 상태에 놓여 있는데 이런 것들을 모두 해체해야 한다는 생각이 아나키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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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문화/김수근

김수근(1931년~1986년) 건축가는 한국 건축사에 획을 그은 인물이다. 서양 건축에 기반을 두되 동양적 전통, 한국적 가치를 수용하여 새로운 건축상을 제시하고자 했다. 종합 예술지 월간 <공간>을 창간하여 건축을 넘어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소통의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그가 만든 건물은 건축의 미를 넘어 지역 공간을 새롭게 하며 새로운 문화적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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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 외에는 그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즉시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기 개인적인 것과 아무리 먼 이야기일지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되면 그에 관심을 빼앗겨 그 이야기의 주제에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이해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반면에 그 어떤 이야기라 하더라도 자신의 흥미를 끌지 못하거나 허영심에 맞지 않으면 이유불문하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쉽게 주의가 산만해지고, 쉽게 상처를 받고, 쉽게 화를 내고, 쉽게 모욕감을 느끼고, 쉽게 감정이 상한다.

인간은 너그럽게 대하면 버릇이 없어지는 모습이 꼭 어린아이와 비슷하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을 너무 너그럽게 대하거나 다정하게만 대해서는 안 된다.

어떤 사람이 정말 소중하고 귀한 가치가 있다면, 우리는 그런 사실이 마치 범죄라도 되는 것처럼 그에게 이 사실을 숨겨야만 한다. 그것이 썩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은 엄연한 진실이다. 개도 너무 큰 친절만 베풀면 얌전해지지 않는데, 하물며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당신이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을 그 행동의 모범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나와 다른 사람의 처지와 상황, 관계는 결코 같지 않은 데다가 성격의 차이가 행동에도 다른 영향과 분위기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두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해도 같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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