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많은 생물을 굴복시키지만 사람은 자신을 위험에 빠뜨린다.
W. H. 오든(모리가 좋아하는 시인) - P37

맨 마지막 수업은 아주 짧았다. 겨우 몇 마디 말로 끝나 버렸다.
졸업식 대신에 장례식이 치러졌다.
졸업 시험은 없었지만 배운 내용에 대해 긴 논문을 제출해야 했다. 그 논문이 바로 이 책이다.
모리 교수님이 생애 마지막으로 했던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단 한 명뿐이었다.
내가 바로 그 학생이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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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저에게 물어봅니다. 모리 교수님에 대해서 가장 그리운 것이 무엇이냐고 말이지요. 저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그의 신념을 그리워합니다. 삶을 고귀하게 바라보던 그의 두 눈을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그의 웃음을 그리워합니다. 진심으로 말입니다. - P18

그러나 역시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제가 그의 방에 들어설 때마다 저를 보면서 반짝이던 교수님의 눈빛입니다. 이는 매우 소박하면서도 어쩌면 이기적인 바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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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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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을 믿어?
나는 믿지 않아.
전생에 한번은 폭사했다.
믿지 않는데 그렇게 믿고 있어. - P162

당신이 상상할 수 없다고 세상에 없는 것으로 만들지는 말아줘. - P187

다시는 나나를건드리지 말라고 그 눈을 향해 말했다. 소라가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내가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한번 더 그렇게 하면 맛을 보게 될것이다.
어떻게 해도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
그 맛을 보게 될 것이다. - P191

나나는 이미 건강해. 소라는 밥에 고등어초절임을 얹어 먹으며 투덜거리는 것처럼 말했다.
그 사람들보다 나나가 훨씬 건강하다고 나는 생각해 누가 뭐래도.
나나는 건강해. 그리고 대견해 나나도 대견하고 나도 대견하고 나기도 대견해, 그 사람들 말대로라면 나나도 나도 나기도 편부모 상황에서 자랐잖아. 이 정도로 자랐잖아. - P200

낮에도 날고 밤에도 날면?
피곤하지 않을까.
피곤해도 있지 않을까 낮에도 날고 밤에도 나는 것이 세상엔.
있겠지.
그럼 이게 그거야. 그거로 하자 낮에도 날고 밤에도 나는 것. 낮에도 날고 밤에도 나는데 그런데 이건 뭐야.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
이름을 붙일까.
붙이자, 나비와 나방이 전부 있는 것으로.
나비와 나방.
나방비 나비방.
나나비.
나비바.
나비바가 될까.
나비바가 되자.
나비바.
소라, 나나, 나기가 합체하면, 나비바. - P203

수줍은 듯 일렁이던 달을 생각하자 묘하게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렇구나, 생각합니다. 가슴이 미어진다는 것은 이런 말이었구나. 여러개의 매듭이 묶이는 느낌. 가슴이 묶이고 마는 느낌. - P225

애쓰지 마.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덧없어.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덧없고 하찮습니다. - P227

모두 잠들었습니다. 어둠속에서 그들의 기척을 듣습니다. 오래지 않아 날이 밝을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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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사진 속 애자의 나이가 되었다.
애자는 여전히 예쁘지만 더는 젊지 않다. 늙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늙었다기보다는 다만 말라가고 있다. 팔뚝이 말랐다거나 몸이 여위었다는 의미도 아니고, 애자의 어딘가에 머물고 있을 비물질적인 부분이 마르고 있다는 의미다. 날마다 마르고 말라서 조그맣게졸아들었다. 애자가 양지바른 곳에 다만 앉아 있을 때 어깨를 쥐고흔들면 갈비뼈 틈에서 호두알 같은 것이 달그락 소리를 내며 구를것 같다. - P12

그건 아주 커다란 톱니바퀴였겠지?
커다란 것에 다른 커다란 것이 물려 있고 그 커다란 것에 다시 그보다 커다랗거나 그보다 작은 것들이 물려 있었겠지? 작은 것이라도 그건 단단했겠지? 크거나 작거나 모두 강철로 아주 날카로웠겠지? 그런 것들이 맞물리고 맞물려서 아주, 커다랗게 돌아가고 있었겠지? 커다랗고 복잡하게 - P24

그 빈틈없는 회전사이에서 시간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흘렀는지도 몰라. - P25

그토록 빠르게 걸으면서 한순간도 뛰지 않았다. 뛰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왠지 그랬다. 어떤 일이 벌어지려는 참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게 지금 걷는 길 앞에 있었다. 그 일은 이미 벌어졌을 수도 있고 이제 막 벌어지려는 참일 수도 있었는데 뛰는 순간, 마땅하게 그렇게 되어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어버린 후엔 그것을 되돌릴 수 없다. 뭔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 P29

아름답고 친절하지만 무기력하고 깊은 공허에 잠긴애자 곁에서, 나나와 나는 그녀를 방해하거나 귀찮게 만드는 일이 없도록 - P38

아침에 도시락을 세개나 준비하는 것.
그것도 일하는 사람이.
그게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다. - P41

아침의 십분이란 오후의 십분과는 흐름도 의미도 완전하게 달랐던 것이다. - P42

무엇에 졌는지도 모르게, 완벽한 패배였다. - P42

순자씨는 그 도시락으로 나나와 내 뼈를 키웠으니까. 그게 빠져나간 뼈란 보잘것없을 것이다. 구조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허전하고 보잘것없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대단하지 않아? 보잘것없을 게 뻔한 것을 보잘것없지는 않도록 길러낸 것 - P44

그뿐이었고 그 정도나 되었으므로 대단히 대단하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 P44

엄마가 되는 것은 애자가 되는 것.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애자가 되는 것. 회로가 그렇게 꼬여 있다. 생각이 아니고 심정의영역에서. - P45

엄마가 되는 것은 애자가 되는 것.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애자가 되는 것. 회로가 그렇게 꼬여 있다. 생각이 아니고 심정의영역에서.
그러므로 애초에 아기는 만들지 않는 게 좋다.
아기를 낳지 않는다면 엄마는 없지. 엄마가 없다면 애자도 없어. 더는 없어, 애자는 없는 게 좋다. 애자는 가엾지. 사랑스러울 정도로 가엾지만, 그래도 없는 게 좋아. 없는 세상이 좋아.
나는 어디까지나 소라. 소라로 일생을 끝낼 작정이다.
멸종이야.
소라,라는 이름의 부족으로. - P45

보고 있는 것이 보일 뿐, 고요했다. 우산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우산일 뿐, 고요했다.
보고있는 내가 사라지면 우산도 사라질까. - P46

우산뿐이라면 그것은 좋을까.
애자도 나나도 나도 없이, 우산뿐인 세상.
고통도 뭣도 사라지고 오로지 우산뿐인 세상.
그것은 어떨까. - P47

다 달라, 사소하게도 다르고 결정적일 때도 다르지. - P53

별로 없어, 좋은 건.
그러니까 그런 걸 기대하며 살아서는 안되는 거야.
기대하고 기대할수록 실망이 늘어나고, 고통스러워질 뿐인 거야. - P57

나는 불편했다.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채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생각건대 출산이란 무엇보다도 비명과 고통과 출혈이었는데 그런 이미지와는 일부러 다른 것을 고르기라도 한 듯 부드럽고 환한 그 공간이, 이제 와 말하자면 조금 불편했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으니까. 이렇게 편안하고 안락하다고 무책임한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으니까. - P62

말 그대로야. 내버려둬. 싫으면 내버려둬. 싫으면 싫다고 차라리 말을 하든가 싫다고 하지 못하겠거든 내버려둬. 거짓말로 친절하게 대하지 마. 보살피려고 하지 마. - P78

나나는 걷던 것을 멈추고 털썩 앉으며 말했다.
언니가 그렇게 하니까 나는 굉장히 약해진 것 같고.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외로워져.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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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리더는 자신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전체 조직의 성공은 직원 모두의 공이라는 점도 인정할 줄 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직원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 P174

사실 모든 사람에게 불완전한 부분이 있습니다. 불완전한 부분은 약점이 아니라 장점이죠. 문제는, 그 불완전함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하는 겁니다. - P184

우연한 만남들이 얼마나 귀중한 결과를 낳았는지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 P196

좀 더 최근에는 많은 조직이 개인과 팀 사이에 협력과 우연히 도움을 줄 기회를 최대화시키기 위해 일부러 이 같은 ‘근접성을 높인 건물설계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 P198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대에는 이런 식의 우연한 협력이나 ‘만남‘이 과거에 비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 P200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떤 분야든 리더가 건설적인 제안과 창조적 조언을 받아들일 때 개개인과 조직의 성공 기회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많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 P207

"최고의 아이디어를 내는 건 가장 똑똑하다고 되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잘 모을 줄 알아야 한다.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결단력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잘 모으고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은 부나 명성이 아니라, 동료들의 존중과 도움이다." - P211

인간이 생물학적인 설계에 따라 효과적으로 두려움에 대처하려면인간관계가 필수다. 삶의 모든 영역, 즉 일과 건강, 가족, 연애, 스포츠등에서 위대한 결과를 성취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구하고 받으려면 인간관계가 필수다. - P219

어느 경우든 결국에는 메인 박사의 말마따나 필요할 때 안식처가되어주는 사람들과 안정적인 유대 관계를 수립해야 한다. 안정적인 유대 관계는 아이의 건강과 적절한 발전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필수다. 도움을 요청하는 우리의 능력, 따라서 인생의 모든 주요 영역에서의 성공을 뒷받침해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 P223

인생에서 어떤 상황에 마주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도움을 요청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안전한 환경, 나를 지지해주는 환경이 필요한 것은 아이들뿐이 아니다. 성공으로 가는 길 또한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서 시작된다. - P225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 인생에서도 다정하고 지지해주는 관계를 확인하고 찾고, 지속하거나 시작해야 할 때다. 우리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일과 건강, 관계에서 성공을 추때 앞길을 방해하는 ‘스트레스’라는 감정을 감소시켜준다. - P236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것은 두려움을 인지하고, 두려움을 스트레스나 불안이나 걱정이 아닌 두려움이라 인정하는 것이다. 두려움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인지하고, 기꺼이 도움을 구하는 의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 P241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어린 시절의 경험 외에도, 두려움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항로를 이탈하게 만드는 세 번째 이유가 있다. 어쩌면 가장 미묘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바로 우리 내면에 존재하며 우리를 공격하고 벌하는 비판의 목소리다. - P251

우리는 상황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우리 머릿속의 목소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바꾸기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 - P256

두려움을 변화시킬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나의 가치와 이를 매일매일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짤막한 에세이를 써보는 것이다. 10분만 시간을 내어 구체적인 에세이를 쓰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반응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 여러 건의 연구에서 이 방법이 건강을 개선시키고, 학교 성적을 향상시키고, 직장에서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 P265

‘실수를 받아들이고, 걱정거리에 주의하고, 도움을 주겠다.‘ - P277

우리는 서로에게서 도움을 구해야 한다. 이는 두려움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자 최선의 반응이며, 일과 건강 관계에서 성공하고 그 성공을 유지하게 해주는 단 하나의 필수적인 기술이다. - P280

성공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보살피는 법을 배우고, 기나긴 어두운 시기를 보내는 동안 격려해줄 사람을 곁에 두고, 성공하면 그들과 함께 축배를 든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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