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 생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때도 이러한 준비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준비운동 없이 바로 원리에 관한 공부에 들어가면 어렵고 힘들기만 하다. 어떻게 하라는 주문만 가득한 자기계발서는 이러한 준비운동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의 저자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관찰, 즉 개별 사례에 주로 의존함에도 불구하고 사전 이해를 돕는 준비운동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다. 그 외어디에서도 습득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준비운동은 간단해 보이지만 중요하다.
과연 불안이란 무엇일까? 사전을 들춰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고 조마조마한 상태‘라고 나온다. 심리학자들은 ‘원하지 않는 생각이나 감정을 가질 때 생기는 불쾌한 감정‘이라고 조금 더 구체적인 정의를 내린다. 마음이 편하지 않거나 원하지 않은 상태일 때 경험하는 불안은 서둘러 벗어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발생시킨다. 즉, 불안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저편에 지향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그 중하나가 바로 동기이다. 일종의 에너지처럼 동기는 무언가를 향해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근원이다.
익숙한 연결이나 상황일수록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내기가 더더욱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익숙함이 우리에게 주는 함정은 바로 새로운 생각을 못하게 한다는 점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바로 불안, 모호함의 회피, 고착, 이 셋은 한통속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로는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하고자 애를 쓴다고 하지만 내심 굉장히 싫어하는 것이다.
이를 학술적으로 표현하면, ‘어떤 대상을 구성하는 속성들의 결합관계 conjunction의 수가 과제의 복잡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즉,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에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데 이 주의라는 기제는 결합관계의 수를 복잡함의 정도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한 번에 여러 개의 결합관계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그런데 세상의 일들은 빨간 사각형 찾기가 아니라 월리를 찾는 것에 훨씬 가깝다. 상당수 일은 그보다도 많은 ‘그리고 and‘ 관계를 포함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세상일이 그러함에도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할 수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이뤄진 다양한 연구를 살펴봐도 간단한 동작이라도 일이나공부를 하면서 함께하면 결과가 좋지 않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껌을 씹는 것과 같은 아주 단순한 동작을 하면서 단어를 암기할 때 오롯이 단어만 암기했을 때보다 점수가 분명하게 줄어든다. 운전 중에 핸즈프리를 사용하더라도 사고율이 별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 역시 분명히 밝혀지고 있다. 운전 중 손에 휴대 전화를 들고 있지 않아도 대화에 주의를 빼앗겨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잡담하면서 작업을, 한쪽 모니터로 영화를 보면서 다른 모니터로 일할 수 있다고 ‘자신 있는 착각’을 하고 산다. 오만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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