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세월호 참사 6개월 만에 직장에 복귀했다. 삶의 안정을 되찾으려는 노력 중 하나였지만 세상과의 거리를 확인하는 생활이기도 했다. 그녀는 ‘세월호 엄마’라는 말이 싫다고 했다. 세월호 엄마라는 말에는 사람들이 보고 싶은 ‘행동’과 ‘편견’이 포함되어 있을 테니까. 그래서일까. 원래 잘 웃는 그녀였지만 예전보다 말할 때 눈물을 글썽이는 일이 많아졌다. 일상을 되찾고 준우 동생 태준이를 챙기기 위해 꾹꾹 슬픔을 누르는 모습이, 직장 일을 마치고 홀로 분향소에 들러 준우 영정을 보고 가는 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그 쓸쓸함을 차가운 밤공기가 아닌 따뜻한 무엇이 감싸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실종자가 잊혀지지 않도록. 누군가는 광화문에서 누군가는 국회에서 또 거리에서 그리고 누군가는 진도 팽목항에서 온 힘을 다해 싸웠다.

진도에 내려가서도 내 자식 보고 싶고 그리워 울고 싶어도 실종자 가족 앞에서는 못 울어요. 몰래 안 보이는 곳에 가서 울고 오지. 일반인들이 유가족들 보면 솔직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러잖아요. 우리도 진도에 가면 똑같아요. 우리도 실종자 가족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아직 시신조차 못 찾아서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는 사람들 앞에서 우리 자식 보고 싶다고 어떻게 말해요. 그나마 우리는 장례라도 치렀으니 할 말이 없죠.

누구는 진실을 밝히는 게 뭐 중요하냐. 앞으로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라고 하는데. 썩은 데가 있으면 그곳을 파내고 새 살이 돋아나게 해야 하는데 그냥 두고 새 살이 돋길 바라는 것은 말도 안 돼요.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못하고 의문만 남기는 법이라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어요. 그때 가서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냐고.

안전에 대해서도 자기들 일이라고 생각을 못하는 거야. 내 자식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 못해. 간담회 가면, 내가 우리 자식 물에 빠져 죽지 않게 하려고 수영 가르쳤다고 그런 얘길 해요. 한데 그게 개인이 노력해서 수영 잘해서 될 게 아니잖아. 왜 법이 만들어져야 하는지 말하는 거지. 그런데 사람들이 자기 자식 일이라고 생각 안 해요. 소를 잃어본 사람이 외양간을 고치지, 소가 멀쩡하게 있는 사람은 모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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