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굽은 거울
첫문장,
나와 아내는 응접실에 들어갔다.
> 호그와트의 마법의 거울같은 이야기다.
내 모습이 세상 제일 아름다운 얼굴이 되어 거울 속에 나타난다는
이야기.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얘기가 한껏 흥미롭다.
2.어느 관리의 죽음
첫문장,
어느 멋진 밤, 그 못지않게 멋지게 차려입은 회계 관리 이반 드미뜨리치 체르뱌꼬프는 특석 둘째 열에 앉아 오페라글라스를 들고 ‘코르네빌의 종‘을 보고 있었다.
> 아니 이렇게까지 소심하다니!!!
3.마스크
첫문장,
어느 사교 클럽에서 자선 사업을 위해, 이 지방의 처녀들이 의상 무도회라 부르기도 하는 가면무도회를 열었다.
> 마스크에 숨겨진 인간의 권위. 지위. 그리고 그 마스크가 벗겨지자 다른 이들에게 씌워진 마스크.
4. 실패
첫문장,
일리야 세르게이치 뻬쁠로프와 그의 아내 끌레오빠뜨라 뻬뜨로브나가 문 옆에 서서 아주 열심히 엿듣고 있었다.
> 딸의 사랑을 성상아래 묶어두고 가둬두고 싶은 부모마음이었건만. 엄마아빠. 남자 믿지 말랬잖아요.
5. 애수
첫문장,
누구에게 나의 슬픔을 이야기하나 ...... ?
> 아 러시아 놈들 너무 못됐어 진짜. 마부란 직업이 대체 사회 계급 중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건지. 그래도 이런 취급 받아야하는건지.
아들이 죽었다고 매문장 끝마다 그 슬픔 달려있는데 아무도 마부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가슴이 시려온다.
6. 농담
첫문장,
맑은 겨울의 한낮... 건드리면 주위가 쨍하고 갈라질 듯 무척이나 추워, 나의 팔을 잡고 있는 나젠까의 귀밑 곱슬머리와 입술 위 솜털에 은빛 성애가 서려있다.
> 숨결과 바람결에 듣는 이도 모르게, 말한 이도 모르게,
사랑한다 고백하는 저열한 사내의 이야기
농담이었어. 라고 고백을 얼버무리는 찐따의 속내.
7. 하찮은 것
첫문장,
어느 저녁 무렵 니꼴라이 일리치 벨랴예프가 올가 이바노브나 이르니나 여사에게 들렀다.
> 사람들이 대체 왜이래. 이리도 속좁고 멍청할 일이 뭐야 대체
연인의 전남편이 자신에 대해 좀 안좋게 말했다고 어린애를 세상 무서움에 몰아넣는건 대체 어느 나라 예의야
8. 쉿!
첫문장,
신문에 글을 기고하는 삼류 작가 이반 예고로비치 끄라스누힌이 심각하고 우울하며 뭔가에 특히 골몰한 표정으로, 밤늦게 집에 돌아온다.
>글 한 번 쓰겠다고 온 우주에 대고 쉿 쉿 거리는 어떤 인간
9. 어느 여인의 이야기
첫문장,
9년 전, 풀베기가 한창이던 시기의 어느 늦은 오후, 임시 예심 판사로 일하는 뾰뜨르 세르게이치와 나는 말을 타고 우편물을 찾으러 역으로 갔다.
>세상 불행한 여인의 이야기. 사랑에 영원히 속을 수 있을 줄 알았던게 문제였을까. 아님 영원히 속이지도 않는 끈기없는 자와 결혼했던게 문제였을까.
-53p
`이를 어떡해, 이를 어떡해, 인생이 망가져 버렸어...`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다. 나에게 울지 말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는, 울 필요가 있으며 그럴 때가 됐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0.자고 싶다.
첫문장,
밤.
>러시아 인간들의 인간성에 대해 짐작한다. 세상 못된...
자고 싶어 미쳐버릴것같은 유모아이.
결국 이 가여운 아이가 잘 수 있는 방법이란. 끊임없이 보채대는 원인을 제거하는 수밖에...
11.6호 병동
첫문장,
병원의 마당에 그리 크지 않은 별채가 있다.
>숨이 막혀온다. 큰 열의 없이 살던 의사가 정신병동에 갇혀 있는 환자와 말이 통한 이후로. 그의 인생이 끔찍하게 엮여간다.
대체 무엇의 문제였을까. 의사? 체계? 인간을 향한 그리움?
-89
그래, 아프지. 하지만 당신들이 무식하게도 미치광이와 건강한 사람을 구별하지 못해서 수십, 수백 명의 미치광이들이 자기 맘대로 나돌아 다니지 않소. 대체 왜 나와 여기 이 불쌍한 사람들만이 속죄양처럼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서 여기에 갇혀 있어야 하는 거요? 당신, 보조의사, 사무장, 그리고 당신 병원의 모든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도덕적인 태도 면에서 여기에 있는 우리보다 훨씬 나쁜데, 대체 왜 우리는 여기에 갇혀 있고, 당신들은 그렇지 않은거요? 무슨 논리가 그렇소?
12. 검은 수사
첫문장,
석사 안드레이 바실리치 꼬브린은 지쳐 신경이 날카로웠다.
-164
그리고 검은 수사가 그에게, 너는 천재이고, 너의 육체가 균형을 잃어 더 이상 천재의 거죽 역할을 할 수 없어서 네가 죽는 거라고 속삭였다.
13. 대학생
첫문장,
날씨는 처음에 맑고 고요했다.
14. 문학 교사
첫문장,
통나무 바닥에 말발굽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15. 농부들
첫문장,
모스끄바의 호텔 <슬라뱐스끼 바자르>에서 일하는 니꼴라이 치낄 제예프가 병들었다.
16. 새로운 별장
첫문장,
오브루차노브 마을로부터 3베르스따 떨어진 곳에 커다란 다리를 놓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17.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첫문장,
바닷가 거리에 새로운 얼굴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나는 한국 작가의 한국 소설을 읽지 않는다.
뭘 꺼리는 게 아닌. 피하는 감정선이다.
낱낱이 엮여있는 인물들간의 관계와 감정들이 너무 와닿아
한국 소설은 읽을 수 없다.
책은 경험이고 독서에서까지 그런 감정을 겪을 재간이 없다.
러시아 소설은 반대다.
이 위대한 작가가 말한다는 《하찮음 속의 진실》이,
내 눈엔 보이지 않는다.
인간성이 어찌 다들 그 모양인지.
왜 이런 식으로 화를 내는지.
왜 이런 식의 행동을 하는지.
그 선들이 이해되지 않고 와닿지도 않는다.
4월 30일 완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