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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삶을 위하여
송인규 / IVP / 1997년 8월
평점 :
절판
한국 교회는 올해로 126년의 역사를 맞이 했다. 이 짧은 역사 동안 한국 교회는 괄목 할 만한 성장을 거두었다. 선교 초기 모진 박해, 특히 지난 20세기에 겪은 일제 치하와 6.25 동란이라는 연이은 국가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크게 성장했다. 오히려 그러한 위기 가운데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세계 교회가 놀랄 만한 고성장을 이루었다. 그 단적인 예와 결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한국은 세계 제 2의 선교국이 되었다. 한국 교회는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가 되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수많은 대형 교회일 것이다. 한국의 경제발전과 궤를 같이 하며 70-80년대에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 교회는 (교인 수 기준) 세계 100대 교회 중 무려 26개가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교회의 높은 성장은 두 가지 면에서 주목 할 만 하다. 하나는 앞서 언급 했다시피 단기간 이룬 고성장이다. 그리고 또다른 하나는 그에 따른 부작용이다.
현재 한국 교회는 고성장을 기록 했지만 그에 따른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내적 성장은 도외시 하고, 양적 성장만 추구한 탓에 내적 부실을 끌어안았다. 특히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세속화와 물질화, 권력화 등 부패와 타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 속으로 감춰져 있단 그것들이 계속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한국 교회의 큰 골치와 과제가 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외적인 문제 뿐 만 아니라 내적인 문제도 겪고 있다. 크게 보면 두 가지로 성도 개개인의 신앙의 부실화와 올바른 공동체성 상실이다. 한국 교회가 외적 성장에만 매달리며 성도들에게 신앙의 기본은 가르치지 않은 탓에 많은 성도들이 바른 신앙을 확립하지 못했다. 잘못된 신앙관으로 인해 자신의 물질적 축복과 영육의 평안만 추구하는 어린 신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내적 문제에만 침잠한 까닭에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 등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곧바로 공동체로 이어졌다.
개개의 성도들이 신앙인으로서의 올바른 모습을 갖추지 못한 까닭에 성도의 모임과 연합, 교회 공동체는 온전한 공동체가 되지 못하고 있다. 어린 신자가 즐비한 교회는 어린 교회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서로 연합하기는커녕 (겉으로는 이상 없어 보여도 내적으로는) 비방과 질투와 분냄 등 성경이 요구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공동체가 되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하여'
그러한 가운데 이 책은 성도 개개인에, 공동체에 올바른 가르침을 제공한다. 이 책은 특히 공동체가 갖추어야 할 덕목인 섬김, 용서, 겸손, 사랑, 모범, 그리고 제거해야 할 자만, 분립, 비교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사항들에 대해 성경을 철저히 파헤치며 성경에서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가르쳐 준다. 성경에서 어떠한 예들로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무성의 하게 그저 성경 구절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각 사항들에 대한 논리적 인식을 제공하고, 의식적 과정 등을 보여준다. 내용이 참으로 성경적이며 타당하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공동체의 올바른 모습과 성도 개개인은 어떠한 행동을 보여야 하는지 정확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을 이루기 위한 자세한 가르침과 올바른 체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과 더불어 제공하고 있는 많은 성경 구절과 더 깊은 연구를 위한 문서 목록, 자세한 주 등 이 책이 가진 장점을 적극 활용하면 올바른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데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과연 "한국 교회는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이상에 어느 정도 근접해 있는가?" 위에 책에서 던지는 이 물음이 나의 가슴을 꽉 죄어온다. 하나님의 기대에서 눈에 띄게 벗어나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 때문이다. 최근 연이어 터진 목사의 스캔들과 비리는 한국 교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목사도 사람이기에 그럴 수 있다는 핑계는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 철저한 회개와 자숙이 설령 하나님께는 통할지 몰라도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퍼포먼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회개하고, 다시 하나님 앞에서 바로서면 된다는 이상적인 말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물론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공의를 사회에 구현하고, 그분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세상 가운데서 실천하려면 분명 모범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철저해야 함은 물론 세상과도 온전한 교통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 교회는 그것과 무척이나 멀어 보인다. 속된 말로 개념을 밥 말아 먹고, 안드로메다로 보낸 듯하다.
한국 교회가 바로서기 위해서는 먼저 성도 개개인,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그분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모든 죄를 낱낱이 고하고, 철저히 회개 해야 한다. 먼저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선 후, 그 다음으로 올바른 공동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공동체의 목적을 다시 상기하고, 모든 성도가 연합하여 교회의 참 모습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온전한 섬김과 용서와 겸손, 그리고 사랑을 바탕으로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그분의 나라를 확장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친목 단체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회적으로는 당파 싸움과 분열을 멈추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철저히 따르며 그것을 중심으로 다시 뭉쳐야 한다. 교회가 교회 다워져야 한다. 지역 교회만이 아니라 전 교회가 하나의 커다란 공동체로서 올바른 모습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영적 싸움에서 패망의 불씨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