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개혁주의 구약신학 - 개혁주의 관점에서 살펴본 21세기 구약신학의 흐름
장세훈 지음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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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약성경을 경전으로 삼고 있는 종교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이다. '구약성경'이라는 말은 신약성경과 대비하여 기독교에서만 사용하는 말로 유대교에서는 타나크 혹은 히브리어 성경이라 부른다. 구약성경의 구성은 개신교와 천주교 사이에 차이를 보인다. 개신교는 유대교의 성서 전통에 따라 39권만 정경으로 삼은 반면 천주교는 70인역 성서 전통에 따라 39권 외 7권의 제 2경전을 정경 내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구약성경을 기독교에서는, 특히 개신교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하였는데 독일의 파트케(Wilhelm Vatke, 1806 - 1882)가 1835년 헤겔의 변증법을 도입하고, 1876년 벨하우젠(Julius Wellhausen, 1844 - 1918)의 문서설을 통해 그 연구에 획기적 전환점이 마련 되었다. 그 후 궁켈(Hermann Gunkel, 1862 - 1932)의 양식비평 등 다양한 성서 비평 방법이 개발 되어 성경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21세기 개혁주의 구약신학'

 

 이 책은 19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구약신학의 흐름을 정리한 책이다. 본문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다시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구약신학의 전반적인 흐름과 복음주의 구약신학의 흐름, 그리고 21세기 개혁주의 구약신학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2부는 21세기 개혁주의 구약신학의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예를 들면 엔스(Peter Enns, 1961 - )와 관련된 성경이 역사적 이야기인지 신화적 이야기인지에 대한 논란, 라이트(N. T. Wright, 1948)와 관련된 유대교 토라에 대한 이해 등 몇 가지 이슈에 대한 개혁주의자로서 저자의 고찰과 비평을 제공한다.

  저자는 19세기부터 오늘에 이르는 구약신학의 관심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저자' -> '본문' -> '독자' -> '이데올로기 -> '해체주의' -> '모더니즘' -> '포스트모더니즘'

 

 이에 따라 구약신학 연구는 성경의 역사성, 종교사학파의 역사비평/역사적 재구성, 신정통/성경신학 운동자들의 신학사 +종교사 통합 연구, 차일즈(Brevard Springs Childs, 1923 - )의 정경적 접근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이 동원됨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21세기 개혁주의 구약신학은 정경적 접근과 내러티브의 접근 및 상호 본문적 해석을 사용함을 역설한다.

 이 책을 통해 19세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구약신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볼 수 있다. 본 평의 서두에서 기술한 역사비평을 강조하는 종교사학파와 그에 대항한 구속사학파, 그리고 이어지는 신정통주의와 복음주의에 이르는 구약신학의 연구 흐름을 역사 순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특히 개혁주의 입장에서 구약신학의 흐름을 조망하고, 개혁주의 구약신학의 특징을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더불어 각 시기에 해당하는 주요 신학자들과 그들의 주장을 소개 및 비평하며 좋은 참고 목록을 제공한다.

 이 책 한 권으로 19세기 이후 구약신학사를 살펴 볼 수 있다. 그리고 각 시기에 해당하는 주요 신학자들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개혁주의 관점에서 씌어졌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서 구약신학과 신학자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게 된다. 따라서 구약신학에 관심이 있거나 구약신학의 흐름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약신학 책들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책들에 대한 이해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내 구약신학 동향과 학자들에 대한 내용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저자 본인도 고백하는 아쉬움으로써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된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기독교의 짧은 역사로 인해 축적된 신학자료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 기독교가 전파 된지 126년이 되었지만 모진 박해와 일체치하, 그리고 6.25 동란으로 신학이 자랄 틈이 없었다. 국내 신학자들에 의한 신학자료가 쌓이기 시작한 게 아직 50년도 되지 않는다. 이렇게 기초 신학자료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은 한국 신학에 있어 가장 큰 아쉬움으로 유학을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유교 문화상 선생 및 선후배, 그리고 동료의 사상과 주장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에서는 사제지간에도 쉽게 원수가 되지만 우리나라는 문화의 특성상 동종업자를 비판하려면 속된 말로 밥숟가락을 놓을 각오가 필요하다. 지독한 학연과 지연 등으로 인해 자칫 말 한 마디로 뭇매와 매장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 등으로 국내 신학자료가 포함 되지 않은 것으로 추측한다. 따라서 시간이 더 지나 국내 신학에도 자료가 더 많이 쌓이고, 흐름이 생겨 이 책과 같은 번듯한 성과물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구약신학은 역사 비평과 더불어 큰 발전을 거두었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성경과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역사 비평을 위시하여 성경 연구에 과학적 연구 방법이 도입 되자 성경을 단지 인간의 저작물로만 취급하기 시작했다. 성경의 권위가 상실 되자 많은 신학생들의 혼란이 초래 되었다. 신학교를 나가고, 성경과 기독교에 회의를 느끼는 신학생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것을 배운 신학생들이 목회 현장에 투입 되자 이중적 생활이 시작 되었다.

 성경을 연구하는 것은 좋지만 연구 전에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성경 연구 결과는 지난 역사와 현재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가설과 추론에 의한 엉뚱한 해석이 난무하고, 가정이 사실로 둔갑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에서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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