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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탐하다 - 그럼 신은 누가 만들었냐고 묻는 당신에게
에드거 앤드류스 지음, 홍종락 옮김 / 복있는사람 / 2012년 2월
평점 :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 된 것을 계기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억압 받던 이성이 해방 되었다. 이성이 신앙을 유린하기 시작 했다. 그 이전까지 신은 절대 불변의 진리였다. 신에 대한 의심은 결코 허용 되지 않았다. 신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그러나 두 사건 이후, 특히 '종의 기원'이 기폭제가 되어 신은 한낱 신화에 불과한 것으로 취급 되기 시작 했다. 과연 이성의 해방은 독일까 약일까?
신은 존재한다. 신은 인간이 만든 허구에 불과하다. 유신론자들과 무신론자들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 되고 있다. 유신론자들은 창조론을, 무신론자들은 진화론을 대표 주장으로 내세워 공방을 하고 있다. 어느 쪽도 한치의 양보 없이 서로를 견재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무신론자들은 과학을 바탕으로 하여 유신론을 비합리적이라고 몰아세운다. 유신론은 이성에 어긋나며 비현실적이라고 비웃는다. 유신론자들은 신앙의 눈으로 무신론자들의 어리석음을 안타까워하고 그들의 신성 모독에 혀를 끌끌 찬다. 이 지리한 싸움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신을 탐하다'
본서는 유신론의 입장에서 신을 변호한다. 물리학과 생물학 등 과학적 주장에 대한 유신론의 변증을 시도한다. 과학적 무신론자들에 맞서 과학의 언어로 신의 당위성을 밝혀낸다. 이 책은 다소 어렵다. 물리학과 생물학 등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다면 지루 할 것이다. 과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들도 읽을 수 있게 쉽게 쓴다고 썼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 물론 어느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읽기 쉽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녹록치 않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만큼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니까.
이 책은 그동안의 변증서들과 다르다. 새롭다. 다른 변증서들은 신학을 기반으로 신을 변호 했다면 이 책은 과학을 기반으로 한다. 이전의 책들은 그들과 방법과 내용이 달라 대화 자체가 힘들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들의 방법과 내용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그렇기에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저들의 주장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잘 읽고, 이 책을 기반으로 관련 내용들을 좀 더 공부하면 무신론자들에게 전방위적 변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신론자들은 대개 과학에 기대어 신이 허구라 주장한다. 그런데 여기에 그들의 맹점이 있다. 그들이 과학을 바탕으로 주장을 펼치려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걸쳐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과학적 증명은 가설, 가설에 따른 실혐 계획 수립, 실험, 해석, 그리고 가설과 실험 결과의 비교를 거친 후에 얻어낸 데이터로 가설을 입증한다. 과학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가설-주장의 타당성을 증명하게 된다. 그러나 무신론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주장만 앞세운다.
그들은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듯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저 가설만 열심히 풀어놓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주장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가설 이상을 벗어날 수 없다. 그들의 주장은 어떠한 면에서는 그럴 듯해 보여도 그들도 결국 그들이 허무맹랑하다고 비판하는 유신론자들의 주장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주장을 (아직까지는) 하고 있는 것이다. 증명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 지리한 싸움은 아마도 공식적으로는, 신이 존재한다면 스스로를 만인 앞에 계시할 때 끝나게 될 것이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각자 죽음에 이르렀을 때 이 싸움의 결과를 알게 될 것이다. 신이 존재한다면 죽음 이후에 한 쪽은 스스로를 저주 할 것이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두 무로 돌아가 그동안의 싸움은 괜한 시간 낭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