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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에드워즈의 성령론 ㅣ 조나단 에드워즈 박사학위 논문 시리즈 1
이상웅 지음 / 부흥과개혁사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0세기 초반, 오순절 운동을 시작으로 은사주의 운동, 그리고 제 3의 물결 등의 성령 운동이 연이어 일어났다. 이들 운동으로 성도들의 관심은 성령님께 모아졌다. 성령 운동들 덕분에 이전까지 간헐적으로 진행되던 성령님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성령님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교회는 성령님에 대한 축적된 지식이 성부와 성자 하나님에 비해 적었다. 교회사적으로 성령님에 대한 연구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 된 까닭에 학자들 간에 이견이 발생하였다. 더 큰 문제는 성도들이 성령님의 사역에 대한 불균형적 접근을 하였다는데 있다. 성도들은 성령님에 대한 지식과 체험, 이 양자에 균형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거의 대부분 체험에만 집중 하였다. 성령님에 대한 부족한 지식을 체험으로 벌충하였다. 그러다 보니 비성경적이고 불건전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적으로 연출 되었다. 이것은 비단 미국 교회만의 사정이 아니라 한국 교회도 동일하게 겪고 있는,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문제이다.
한국 교회에 만연되어 있는 영적 혼돈에 바른 길을 제시 해줄 건전한 성령론을 찾을 수 있을까? 당면한 영적 혼란을 수습해 줄 수 있는 성령님에 대한 바른 이해와 그분의 사역에 대한 바른 지식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령론 '
이 책은 18세기, 아니 교회의 2천년 역사상 최고의 신학자이며 설교자이자 영적 거인이라고 할 수 있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령론을 연구한 논문이다. 책에 대한 평에 앞서 조나단 에드워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18세기 미국의 1차 영적 대각성 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그 중심에서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생생히 목격했고, 스스로 깊이 체험했다. 에드워즈는 성령님에 대한 깊은 체험만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라, 최고이자 최후의 청교도 신학자로서 체험을 올바로 평가하고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줄 성령님에 관한 넓고도 깊은 성경적이며 신학적인 지식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생생한 체험과 그것을 진리의 빛으로 균형 있게 해석한, 누구보다 바르고 뛰어난 신학자이며 목회자였다. 에드워즈는 누구보다 균형 잡힌 성령론의 소유자였다.
이러한 에드워즈를 연구하고, 그의 가르침을 전해 받는 것은 현재 혼돈에 빠져있는 우리에게 매우 시의적절하며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본서는 저자인 이상웅 목사의 박사 논문을 다듬은 단행본이다. 세계적으로 에드워즈에 관한 박사 논문이 많지만 그의 성령론에 관한 논문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국내에는 전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국내외를 통틀어 몇 안 되는, 그리고 국내에는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에드워즈의 성령론에 관한 연구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에드워즈는 조직신학 책이나 성령론에 관한 저서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은 명명백백하게 그 가치를 스스로 입증한다.
본서는 논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딱딱하다. 대신 체계적이고, 조직적이기에 여러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단점이 있지만 장점을 충분히 살려 읽는다면 이 책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의 본문은 크게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1장에서는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야기한다. 에드워즈의 중요성을, 국내외 연구 성과 및 현황 제시를 통해 알린다. 그리고 에드워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사를 정리하고, 본서의 주제 및 방향 등을 제시한다.
2장에서는 에드워즈의 성령론의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본다. 한 사람의 연구 업적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성장 배경과 시대의 역사적 상황에 기인한다. 따라서 2장에서는 에드워즈의 성령론을 살펴보기 위해 그것의 배경이 된 그의 개인적인 성장 배경을 정리하는 동시에 공적인 배경인 목회 현장에서의 체험 등을 정리한다. 에드워즈의 개인적인 회심과 18세기 1차 영적 대각성 운동의 중심에서의 목회 경험을 위주로 살펴봄으로 그런 경험들이 그의 성령님의 사역에 대한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본다.
3장에서부터 책의 목적에 부합하는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다. 본 장에서는 에드워즈의 삼위일체론을 다룬다. 에드워즈가 기독교의 근본 교리인 삼위일체론을 어떻게 변증하였는지 그의 여러 자료를 통해 살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에드워즈의 삼위일체론이 "본체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논증을 전개"한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에드워즈의 삼위일체론은 '일신론'이거나 '삼신론'이라는 등 그의 성령의 위격성에 대한 논증이 의심을 받곤 했지만 저자는 에드워즈의 삼위일체론이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에서 표현된 정통적인 삼위일체론에서 떠나지 않았으며 ... 세 분의 위격성에 대해 정통적으로 변호하였다고" 말한다.
4장에서는 에드워즈의 구속사적 성령론을 분석한다. 비록 에드워즈는 '구속 사역의 역사'를 책으로 남기지 못했지만 우리는 그의 "설교 원고와 그 후에 저술을 위한 예비 작업을 담은 노트들로부터 구성된 구속 사역의 역사를 대본으로 읽을 수 있다."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4장에서는 구약에서의 성령의 사역을 에드워즈가 나눈 여섯 시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즉, '에노스 시대에 처음으로 성령을 두드러지게 부어주심', '광야 2세대에게 성령의 부어주심', '사사시대와 사무엘 시대', '다윗의 시대', '분열왕국시대', '바벨론 포로후기', 이렇게 에드워즈가 여섯 시대로 나눈 "시대 구분을 따라 가면서 각 시대마다 성령의 사역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그리고 독특성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그 외에 예수님의 사역에서 나타난 성령님, 그리고 구속사의 제 3시기라 할 수 있는 오순절 강림 이후부터 교회사, 천년왕국시대(에드워즈는 후천년설적 견해를 가지고 있었음에 유의) 및 재림과 심판, 천국까지의 시기에 나타나는 성령님의 사역을 살펴본다.
5장에서는 구원론을 중심으로 성령의 사역을 살펴본다. 먼저 철저하게 칼빈주의적인, 구원의 시작과 과정과 완성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이라는 에드워즈의 구원론을 살펴본 후 회심과 중생, 믿음과 칭의, 성화와 영화로 이어지는 구원의 과정을 통해 에드워즈가 분석한 성령의 사역을 정리한다. 에드워즈의 구원론에서 한 가지 특징은 개혁주의 입장에 충실했다는 것 외에 회심, 중생, 회개, 부르심을 동의어로 사용 했다는 점이다.
6장은 개인적으로 본서에서 가장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 된다. 왜냐하면 몇 년 전 2007년을 앞두고 1907년 평양 대부흥의 재촉발을 수많은 교회가 크게 염원 했고, 한국 교회는 부흥회를 아직도 여는 등 부흥에 대한 열망이 다른 나라 교회와 남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교회는 제 3의 물결을 넘어 '수도원적 관상신학' 등의 영성 운동을 통해 개인 신앙의 부흥 무척 갈망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본질에서 점점 멀어지고, 잘못된 부흥관을 바탕으로 엉터리 부흥을 바라는 게 우리의 현주소이기에 누구보다 건전한 부흥관을 제시해주는 에드워즈의 부흥론, 본 장을 반드시 집중하여 봐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본 장에서는 에드워즈가 제시한, 참된 부흥의 분별 기준과 참된 부흥에 대하여 취하여야 할 바른 자세와 위험한 반응, 그리고 부흥을 촉진시키기 위해 피하고, 부흥을 진작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 등의 건전한 부흥관을 요약 분석한다.
마지막 7장은 결론으로 앞선 논의들을 정리하고, 에드워즈의 성령론의 한국 교회에 기여 가능성, 그리고 본서의 한계와 남은 과제 등을 제시한다.
독자로서 이 책을 평가한다면 유익이 많은 책이라 하고 싶다. 본서의 목적과 논의의 방향 상 제한적인 면이 있지만 에드워즈의 삶을 약술한 2장을 통해 신앙에 도전과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그의 삼위일체론을 통해 삼위 하나님의 위격성에 대한 바른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성령님께서 구약과 신약 시대 및 오늘날의 역사 과정을 가운데서 어떠한 사역을 하시는지 등을 살펴봄으로 지난 역사의 연장선과 도래 할 정점의 중간에 있는 우리에게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사역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개인 구원의 시작과 과정과 완성의 서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 교회가 그토록 열망 했고, 이제는 각 성도들이 개인적으로 열망하고 있는 신앙 부흥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어 한국 교회에 유행하고 있는 잘못된 영적 기류를 바로 잡을 수 있다.
본서는 이렇게 장점이 많지만 아쉬운 점 또한 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에드워즈의 성령님과 그분의 사역에 대한 직접적인 분석과 언급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분은 어떠한 분이신지, 그분은 어떠한 사역을 하시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 각 장의 제목에는 '성령'이라는 단어가 삽입되어 있긴 하지만 실제 내용에는 에드워즈의 성령론에 대한 직접적이며 실제적인 연구는 없고, 대신 성령님의 사역과 관련이 있는 내용들만 담겨 있다. 본서는 제목과 달리 개혁주의 성령론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존 오웬의 성령론과 아브라함 카이퍼의 성령론과 같은, 에드워즈의 성령님과 그분의 사역에 대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분석과 깊은 연구가 담겨있지 않다. 물론 이것은 앞서 에드워즈가 조직신학서나 성령론과 관련된 저서를 남기지 않았다는 데 연유한다. 에드워즈의 성령론을 살펴보려면 그의 설교와 다른 저서들에 녹아 있는 성령님에 관한 자료들을 끌어 모아야 한다. 문제는 그러한 과정은 방대한 작업이 될 수도 있다. 본래 원했던 바에 가장 가까운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과 자료를 탐구해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다른 성령론에 관한 책들과 같은 체계적인 자료를 기대하기 힘들다. 겨우 얻을까 말까 하다. 이러한 분리한 조건을 생각한다면 이 책의 장점이 어느 정도 이해 된다. 또 다른 단점으로는 저자의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이것은 저자 본인도 고백하는 부분이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기에 앞서의 단점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일 것이다.
어쨌든 본서를 통해 에드워즈가 이해한 성령님과 그분의 사역에 대한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이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을 통해 오늘날 한국 교회가 처한 영적 상황의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단초를 얻을 수 있다. 비록 몇 가지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은 장점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여기서 보여주는 에드워즈의 객관적이며 주관적인, 지식적이며 체험적인, 이처럼 균형 잡힌 그의 성령님의 사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디 현장에 전해져서 긴급한 영적 필요들이 채워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