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탕에서 생긴 일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1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욕물 온도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고 마침맞게 좋다는 뜻인걸 나중에 절로 알게 됐지만, 어린 나한테는 어른들이 말하는 마침좋은 물이 어쩐지 맛을 나타내는 말처럼 들렸다. ‘마침 좋은 물‘은
‘맛 좋은 물‘의 이미지. 그 인사를 듣고 욕조에 몸을 담그면 ‘푹 끓인 맛있는 국물‘이 떠올라 꼭 냄비 속에 들어앉은 기분이었다.
어른들의 그런 인사법이 부러웠다. ‘물이 마침 좋던데요‘도 그랬지만 ‘어머, 오늘은 전원 모이셨네‘라든가 ‘먼저 가요~‘ 같은 인사.
그때그때 다채로운 버전이 있어 유쾌해 보인다. 무엇보다 우리 같은 아이들이 구사하는 인사라고 해야 ‘안녕하세요‘와 ‘안녕히 주무세요‘뿐이고 더욱이 상대가 어른일 때만 가능한 대사였다. 학교 친구를 목욕탕에서 만나도 ‘안녕‘이나 ‘잘 자‘라고 하기는 어쩐지 쑥스러우니, 초등학생용 인사말은 없는 셈이었다.
언젠가 아줌마가 되면 나도 목욕탕에서 그런 인사를 하고 싶었다. - P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탕에서 생긴 일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1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야, 여탕……… 따분해. 여자는 너무 따분해. 남탕 쪽에서 웃음소리가 넘어올 때마다 입을 삐죽거리던 나. 남탕에 가지 못하면서부터 스스로 여탕 쪽 인간, 다시 말해 여자란 사실을 실감했던 게아닐까. 그러면서 어느덧 여탕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어른이 되어갔다. - P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탕에서 생긴 일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1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새삼 생각하는데, 신경 쓰는 쪽이 결국 손해 보는 것 같다.
서서 당당히 샅을 씻는 사람이라면 자기 말고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어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을 거다. 불쾌한 일의 기준이 낮으면 스트레스도 덜 쌓일 테니 정말 부럽다. 동네 목욕탕에서단정하게 행동하는 나는, 단정치 못하게 행동하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느라 진짜 느긋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 P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탕에서 생긴 일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1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한텐 제각기 습관이랄까 혼자만의 규칙이 있어, 나날의 일과 속에서 알게 모르게 그것을 지키지 않나 싶다. 이를테면 좋아하는 반찬은 맨 마지막에 먹거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흰 선만 밟거나.
무심코 지키는 크고 작은 습관은 지극히 사적 공간인 욕실에도있지 않을까. 하지만 혼자만의 공간이라 남들은 알 길이 없다. 사람들이 자기 집 욕실에서 어떤 습관을 실천하는지는 수수께끼다.
하지만 대중목욕탕이라면 어떨까. 거기라면 타인의 습관을 슬쩍 엿볼 기회가 있다. - P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픔의 방문
장일호 지음 / 낮은산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 큐레이션 애플리케이션 ‘시요일‘에 연재됐던 ‘김현의 시 처방전’에 "좋아하는 가수가 세상을 떠났어요"
라는 사연이 도착한 적 있다. 김현 시인은 종현의 노래 <하루의 끝>을 들었던 며칠 전 밤을 떠올리며 처방전을 적는다. "여기 남은 사람이 4분 37초의 노래를 듣는 일이 여기 남지 않은 사람의 4분37초를 대신 살아주는 일이 되는 건 아닐까, 감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어떤 헤어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순간이 아니라 일생이 필요하기도 하답니다." - P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