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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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이 나로 인한 행복을 두려워했는지, 조금 늦게 깨달았어요. 처음에는 당신이 나를 오해했기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그게가장큰 문제는 아니더라고요."
남자들은 두 번째 방을 열었다. 악마는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베풀 때도, 고통을 줄 때도 저는 소모되지 않았죠. 그런 존재는사랑할수 있는 대상이 아니에요. 피상적인 천국이거나 지옥이며,
오직 경배 또는 두려움을 받을 수 있을 뿐"
상상도 못 한 대답이지만 무슨 의미인지는 알 것 같다. 내가 할머니로부터 받은 사랑이 그랬다. 내가 친구들, 알바 가게 동료들과주고받았던 말실수와 호의가 그랬다. 하지만 내가 악마를 멀리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그게 아니라....
"있죠. 저는 결핍의 냄새를 찾는 건 멈출수 없을 거예요"
"제일 중요한 이유를 알면서도 못고치는 거네요"
"제 본성인걸요. 나름대로 중간 지점의 해결 방법을 하나 생각해보긴 했는데 이 일 끝나면 말씀드릴 게요"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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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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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아주 조금은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도 같았다. 얼마 전그가 이런 농담을 했지. ‘신은 인간에게 감자를 주셨고, 악마는 감자튀김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다.‘ 라고.
악마가 조건 없이 무언가를 제공할 때, 인간이 거기 기대어 절제도 노력도 잃는다면 그게 타락 아닐까. 악마가 사람 한 명을 목표 삼아 계략으로 타락시키는 것보다는 사랑만 베풀도록 하는 게효율이 높을 것 같긴 하다. 원래 애들을 망치려면 무한한 사랑만주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나 나는 할머니가 엄하게 키워 다 컸으니, 이제 좀 망가져도 될 것 같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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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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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로 끝이우?"
"그럼 끝이지, 뭐가 더 있냐?"
가볍다. 할머니 이야기는 가벼워도 너무 가볍다. 아귀들을 묘사할 때 할머니 얼굴에 비친 혐오와 두려움은 절대 가볍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하긴 그런 사람이니까 나를 똥강아지 줍듯 데려와키웠으리라. 적어도 굶주림과 추위만은 잊게 하면서.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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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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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집에 오기도 전인 아주 옛날, 경찰이 할머니의 장남을끌고 나갔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지금은 없는 세입자들을 통해 단편적으로 들었다. ‘멍청하고 썩을 놈인 차남 정효섭과는 달리, 장남 정준섭은 똘똘하고 썩을 놈이었다. 할머니에게 들키지 않고 기둥뿌리 뽑아서 집을 나갔고, 몇 년 뒤에는 숨겨주기만 해달라고 기어 들어왔다. 하지만 경찰과 형사가 문을 뜯고 들어와서는....… 그이후로 끝. 설마 사형당했냐고 물어보니 세입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럴 깜냥도 없는 놈이고, 출소 후 할머니를 볼 면목이 없었는지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않고 떠돌다 죽었다나. 그것도 교통사고 자해공갈 실패로 하지만 할머니에게는 웃지 못할 이야기.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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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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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상은 어지간해서 비틀어지지 않는다고 했던가. 한껏 비틀어지고 싶어도 할 일만은 말뚝처럼 박혀 나를 기다린다고 정정하겠다. 점심 먹고 방에서 한 시간쯤 토익 공부하다 내려온다. 할머니가 마신 커피 컵을 씻는다. 식탁 구석 간식 상자에서 모나카하나 챙겨서 버스를 타러 나간다. 아르바이트하는 식당으로 들어가 일하고, 저녁 타임에 죽도록 일하고, 또 일하고, 죽도록 마감 치고, 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그런 내 일과는 지옥이 들어와도 변하지 않았다. 다행일까. 내가 악인이었다면 삶이 바뀌었으려나. 지옥에 떨어진 악인들이 이런 잔혹한 형벌을 받는다니. 죄를 뉘우치고남은 생은 불우한 이들과 나누며 살아가겠습니다! 하고 말이야.
내가 더 똑똑한 인간이었다면 지옥 투어 관광코스라도 개발했겠지. 어떤 사람들한테는 단테의 신곡 코스 2시간 투어,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유명 영화에 나온 도산지옥 30분 투어 같은 거.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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