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g Picture (Paperback)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 Abacus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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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스릴러. 첫부분은 월스트리트의 변호사인 빌이 코네티컷에 모두가 부러워 하는 잘나가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삶을 매우 혐오하고, 덫에 갇힌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단조로운 일상을 감내해야하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 결혼한지 10년 남짓 되고, 4살, 1살짜리 아이들을 키우고, 일도 지겹고(자신이 원래 원하던 일도 아니었고), 부부 사이도 좋지 않고..어떻게 이렇게 30대 후반의 삶을 잘 묘사했을까 싶었는데 마지막에 갑자기 우발적인 살인이 일어나 그제서야 이 소설이 스릴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ㅜㅜ

두번째 부분은 빌이 아내와 불륜관계를 유지하는 게리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나서 모든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을 가 게리 행세를 하고 미국에서 버려진 4개의 주 중 하나인 몬테나에 정착하게 된다. 사진가의 꿈을 이루지 못한 빌은 게리 행세를 하며(게리도 역시 사진가이고자 하던 사진가였으므로) 칩거해 살면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사진이 신문사에 들어가게 되어 일약 유명해진다. 하지만 아내와 월스트리트에 근무했던 사람을 만날 뻔하게 되면서 도망치려 하는데, 자신의 과거를 들추어내어 모든 사실을 알게된 신문사 칼럼리스트 루디가 방해를 하고..

세번째 부분은 루디가 결국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죽고 빌은(아니 게리는)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모두 루디를 게리라고 생각하고 또 다시 사람들은 빌(아니 게리가)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빌은 모든 것을 몬테나에서 알게 된 그녀 앤에게 실토하고 또 다른 사람으로 위장하고 엘에이 외곽에서 아들을 낳아 살게 된다. 앤은 돈을 벌고 빌은 아이를 키우고..하지만 그는 앤과의 사이에서 낳게된 아들을 키우며 점점 더 빌이었을 때 자신의 두 아이가 보고싶어지고..그러나 절대 만나볼 수 없는 일이고..두 번의 위장으로 정체성, 삶의 의미 같은 것들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밤새 고속도로를 달리다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곤 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

그냥 새로운 삶을 살게된 남자 이야기라는 말만 듣고 읽게 되었는데 이렇게 복잡미묘한 작품인지 몰랐다. 스릴러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이 작품은 우리에게 있어서 삶이란 무엇인지, 다른 삶을 꿈꾸는 것은 어떤 것인지, 다른 삶을 살아도 그것이 꿈꾸었던 것과 얼마나 같을 수 없는지를 잘 말해준다. 결국은 Life is here. And if you keep hating where you are, you're going to wind up losing it all. And once you lose it, you'll desperately want it all back again. It's how it works..이런 이야기겠지..


When you have your first child, you still believe that you have room to maneuver; that you haven't dug yourself so deeply into over-mortgaged life. But when the second kid arrives, you are now a serious family man. You have piled yourself high with obligations. And you know that never again will you be a free agent, adrift in the world at large. 얘네들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She was a massively disappionted woman. When she was my age, she was a real high-flyer in public relations. An account executive at one of the big New York firms. But as soon as she married my dad and got pregnant with me- bang, that was it. Off to Ossining and a life of PTA meetings and coffee mornings and dinner on the table when my dad arrived home of the 7.06. She was a great Mom. But, Christ, how she quietly hated the narrow life she'd accepted, like just about every other woman of her generation. And I'm sure that her cancer was, in part, triggered by her deep, nagging sense of being a stay-at-home "little womand", dependent of a man she'd grown to dislike. 엄마와 다른 삶을 살고자 하지만 결국은 같은 삶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 여자들의 인생..

I shouldn't fear for him, I told myself. But I still did. Perhaps because I feared for myself. Feared for the vulnerability. I often felt whenever I was with Adam - that if-anything-ever-happens-to-you-I-won't-be-able-to-cope fear which haunts every parent. It's what no one will ever tell you about having kids - just how dependent you become on them. Just how naked and vulnerable they make you. Because you've never loved anyone so unconditionally. 아무도 이런 얘기를 해주지 않았지..내가 항상 느끼던 것을 이렇게 꼭 짚어 내주지 얼마나 놀랍던지..그런대도 사람들은 아이들을 많이들 낳아 키운다.

A life without frontier or barriers to stop your  progress, to keep you within bounds...Why stop? Why not make a run for it? We all crave latitude in life, yet simultaneously dig ourselves deeper into domestic entrapment..Because- though we all muse on the theme of escape - we still find the notion of responsilbity irresistible. The career, the house, the dependents, the debt - it grounds us. 친구와 보트를 타고 코네티컷 해안을 항해하며 계속 바다로 항해하고 싶은 마음..정말 동감한다. 우리 모두는 삶의 일상에 갇혀있으므로..

삶이란 무엇인가..인간은 왜 이리 간사한가. 좌절된 꿈과 현실적인 직업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갈등을 더 해야하는가. 위장된 삶을 살게 된 순간 자신이 평생 꿈꾸워왔던 유명한 사진가가 된다는 삶의 아이러니..왜 갑자기 특색없던 그의 사진에 무언가가 생기게 되었던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누군가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그 순간 그의 삶은 끝났으므로, 뭔가 가장하지 않고 뭔가 추구하지 않고 뭔가 욕심 내지 않고 그저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왜 모든 것을 잃었을 때만 이럴 수 있는 것일까.
또 빌의 아내가 자신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삶이 덫에 걸린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배우자 빌을 못 참아 하는 것도 매우 공감할 만한 대목이었다. 자신의 불행도 배우자에게 읽혀질 텐데 그것은 생각 못하고 자신만 배우자의 불행을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자신이 자신의 삶을 혐오하는 것보다 더 배우자가 자신의 삶을 혐오하는 것을 싫어한다.  인간만큼 이기적이고 간사한 존재는 없겠지...인간의 이중성, 아니 다중성을 생각해 보게 되고 또 한 번 우리네 인생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 것인가 등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멋진 책이다.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는 미국 비판적이라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인기라는데 곳곳에 미국에 대한 냉소를 찾을 수 있었다. 주를 넘어가면 위장이 가능하고, 가짜 아이디를 300불이면 만들 수 있고, 돈만 내면 위장해서 우편물을 보낼 수 있고..한 번 유명해지면 모두가 원하지만 버려지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모든 것이 가능한 재밌는 나라...완전 범죄가 가능한 나라..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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