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Racing in the Rain (Paperback)
Stein, Garth / Perennial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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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감동적인 책을 만났다. 다음 생에서는 인간으로 태어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자신을 특별한 개라고 생각하는 개 엔조의 목소리로 소설은 전개된다. 개 이야기이기 때문에 '말리와 나'랑 비교가 되지만 감동의 수준은 비교가 안 된다. '말리와 나'는 물론 말리를 길렀던 에세이스트의 논픽션이고 이 작품은 엔조라는 개의 목소리로 전개되는 픽션이니 비교는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말리는 말리와 같은 종의 다른 개로 대체되지만 엔조는 그 어떤 개로도 대체되지 않는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일 수 있다. 말리와 엔조를 대하는 자세가 기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카레이서 대니는 엔조가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해 왔다. 엔조는 대니와 함께 경주 비디오도 함께 보고 티비도 즐겨 본다. 자신을 특별한 사람과 같은 개라고 생각하는 엔조는 말을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되지 않는다. 대니는 이브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딸 조에를 낳아 행복하게 살지만 이브가 뇌암으로 죽고 장인장모와 조에의 양육권 분쟁을 벌이게 된다. 그 와중에 미성년자 강간 미수라는 누명을 쓰고서 카레이서로의 커리어도, 자동차 수리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거의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된다. 그래서 양육권을 포기하려고 까지 하지만 엔조의 방해 작전으로 정신을 차리게 된다. 여기까지가 후반부까지의 내용인데 마지막 3분의 1이 반전에 반전으로 감동을 준다. 앞부분에서는 약간 지지부진한 감이 있지만 후반부에서는 긴박감있게 전개된다. 해피엔딩을 예상했다면 반전이라고 할 수 없고 비현실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결국 진실은 승리하는 것이라 믿고 싶은 독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딸을 사랑하고 딸을 지키려는 자세는 '더 로드'의 아빠와 유사하다. 흔히들 부성애는 모성애와는 다르다고들 하지만 부성애도 모성애 못지 않다. 대니는 인생을 원망하지도 한탄하지도 않는다. 자신을 저 밑바닥까지 가게 만드는 사람들을 탓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계속 해 나갈 뿐이다. 카레이서의 본연의 자세처럼 말이다. 매사를 감사할 필요도, 자신의 편이 되지 않는 세상을 탓할 필요도 없다. 그저 계속 해나가면 된다. 자신이 하던 것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빗속에서 경주하기. 그것은 인생. Keeping going. Keep doing what you think is right.

To remember is to disengage from the present. - 그래서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겠지.

You always go away, and I have to take care of Zoe and Enzo all by myself, and I can't do it! It's too much! I can barely take care of myself! - 뇌암 발병 사실을 모른 채 카레이서 부인으로 살기 힘들어하는 이브. 서양이나 동양이나 양육은 여자의 몫.

We were so naive; we had no knowledge of where the road would take us, no idea that we would ever be seperated. The beach, the ocean, the sky. It was there for us and only for us. A world without end. - 이브가 죽고 난 뒤 대니가 예전 비디오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 누구나 젊음을 회상할 때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Your car goes where you eyes go. - 자주 반복되는 말이다. 맘에 든다.

There is no dishonor in losing the race. There is only dishonor in not racing because you are afraid to lose.- 경제적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배신에 배신을 당해도 굴복하지 않고 투쟁하는 대니를 빗대어 한 말. 역시 경주는 인생인가보다.

I know this much about racing in the rain. I know it is about balance. It is about anticipation and patience. I know all of the driving skills that are necessary for one to be successful in the rain. But racing in the rain is also about the mind! It is about owning one's own body. About believing that the track is an extension of the car, and the rain is an extension of the track, and the sky is an extension of the rain. It is about believing that you are not you; you are everything. And everything is you.
- 멋진 표현. 말이 필요없다.

To have accomplished what he has accomplished.To have endured what he has endured. - 성취에는 감내해야하는 고통이 따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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