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ndomestic Goddess (Mass Market Paperback)
소피 킨셀라 지음 / Dell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읽은 킨셀라의 작품 중 다섯번째! shopaholic이 아니라 이번에는 workaholic이라나..

런던의 잘 나가는 변호사였던 주인공 사만다는 단 한 번의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회생불가능 상태로 무작정 런던을 떠나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채 기차를 타고 어느 시골역에서 내려 무작정 어느 집 앞에 가는데..거기서 물 한 잔을 부탁하려던 사만다의 예상과는 달리 그 집 주인은 사만다를 자신이 기다리고 있었던 housekeeper로 착각한다. 결국 자신의 실수를 말할 수 없던 주인공은 어쩔 수 없이 가정부가 되고..

하지만 요리라고는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다림질, 청소, 침대 정리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 집의 정원사 어머니에게 모든 걸 배우게 되고...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변호사가 되기 위해 바쁘게 살았고 변호사가 된 후에는 1년 365일 촉박하게 살았다고.) 여러 가지 재료들을 사용해서 요리를 만들고 맛을 느끼고 다른 사람을 돌보고 여유있게 주말에도 쉴 수 있고. 자신의 의도대로 모든 상황이 통제되면서도 사만다는 어떤 스트레스도 느끼지 않는다는데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런데 결국 막판에 그녀의 실수는 일종의 모함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로펌으로부터 엄청난 제의를 받는다. 다시 화려하게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녀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파트너에게 끈질긴 설득을 당해 사랑하는 자신의 일과 사랑하는 정원사 나타니엘과 이별하고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은 이미 너무 많이 변해서 다시 그곳에 적응해서 살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연인 나타니엘에게 돌아간다.

처음에는 세탁기 사용법조차 모르는 그녀가 집안일을 배워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읽었으나 정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가정부로 남을 것인가, 다시 변호사로 돌아갈 것인가 갈등하고 처음에 가정부로 남는 것을 선택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결론이 엄청 궁금했는데 실망이었다. 무슨 하이틴 로맨스도 아니고. 결국 여자는 직업과 사랑 중에서 사랑을 택한다는 건지. 우울하다.

기자들이 사만다에게 묻는다. 엄청난 연봉의 변호사보다 남의 집 화장실 청소나 하는 가정부가 되는게 더 낫냐고. 극단적인 질문이고 너무나 단순한 흥미에 치우친 질문이지만 여자라면 이런 생각을 안 해 본 사람이 없지 않을까?

사만다가 변호사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집안일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의 일이 분업화 되면서 인간은 일로부터 소외되기 시작했는데처음 시작해서 끝을 볼 수 있고 결말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집안일이니까. 특히 요리만큼 창조적인 일이 또 있을까..그러나 그 일이 처음 배울 때는 신기하고 재미있지만 그것이 의무가 되고 반복이 되면 변호사 일만큼 지치게 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빵 굽는 법을 배우던 사만다가 이스트가 부풀기를 기다리는 30분을 참지 못하고 정원사 어머니에게 소리친다. "저는 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요." 그랬더니 정원사 어머니는 "빵 만들기보다 더 생산적인 일이 뭐지?" 라고 대답한다. 정말 멋진 말이다.

그러나 결국 사만다는 10년을 가정부로 일할 수 있겠느냐는 파트너의 말 때문에 다시 변호사로 돌아간다. 이 선택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사만다가 예전처럼 일벌레가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음식 만들기의 즐거움도 가끔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변호사가 되길 바랬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정원사에게로 돌아갔다.

소설은 여기서 끝나지만 삶은 계속된다. 정원사에게로 돌아간 사만다는 어떻게 되었을까.
변호사였던 그녀가 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가서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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