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겨울이 되어버린 것 같은 와중에 남금탐험기를 읽었다. 김금희의 ‘나의 폴라 일지‘. 그는 당당히 말한다. 내가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남극에 다녀온 것이라고. (문득 나도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뭔가 떠올려 보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없어 보였다. ㅠㅠ 계속 생각해 봐야할 듯. 그런데 없을 것 같다. 공수레공수거이니. 조용히 태어나 조용히 사라져야지 뭐. ㅠ)여행이 보편화되었다는 말도 식상해진 요즘, 어디나 방안에서 구경할 수 있게 된 요즘 그래도 남극은 차원이 다른 곳이긴 하다.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데 유일하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으로 남아있는 곳이 남극같았다. 각자 다양한 이유로 남극 탐험을 신청한다는데 작가는 다르게 살기 위해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서 남극에 다녀온 듯하다. 펭귄을 직관하는 장면만 부럽지 다른 것들은 너무나 힘들어 보였다. 추위에 극도로 민감해 남극이라는 곳에 인간이 갈 수 있다는 사실조차 떠올리고 싶지 않은 나이기에 매우 이색적으로 읽힌 책. 작가는 글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간다. 그곳이 남극일지라도. 대단한 열정이다. 펭귄 묘사가 정말 귀여웠다. 마지막 펭귄 사진들도..빙하 사진도 멋지고..남극 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