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학교의 전체 학생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전교생은 전학생의 일본식 명칭이었다. 그리고 내용도 전혀 예상 밖이었다. 은퇴한 일본 아이돌 이야기라니? 연이은 단편 다섯개가 연결되어 있었고 나머지 작품들은 연결되지 않았다. 연작이 아닌 마지막 세 작품이 그래도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어서 더 읽기 수월했다. 작가는 은퇴한 여자 아이돌 이야기가 자신의 오랜 화두였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도 비슷하게 적용되기에 의미깊다는 식의 말을 작가의 말에서 한 것 같은데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으나 전적으로 동의하고 응원하기는 어려웠다. 두 덩어리의 다른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엮여있는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은퇴한 여자 아이돌, 포르노 활동 등은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주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미스 플라이트‘ ‘서독 이모‘에서 익히 봐왔던 박민정 작가의 저널리즘적 특성이 그를 믿고보는 작가로 만들어주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가가 뭔가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멀리 가버린 느낌이 들어 많이 아쉬웠다. 무엇이 작가로 하여금 이 작품을 쓰도록 이끌었는지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면 작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