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실의 제주살이 일기이자 육아일기이기도 하다 시인의 섬세한 마음이 낯선 곳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삶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내일 쓰는 일기라니 제목 역시 시인답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림자와 대화하고 잘 놀아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림자는 존재가 흘리는 작은 눈물. 벽을 만나면 일어서는, 내가 기르는 어둠. 130쪽 글쓰기란 무엇보다 제 상처를 만지작거리는 일. 618쪽 나도 글을 쓰면 내 상처를 만지작거려서 덧나더라도 결국은 아물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