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 책 소개를 보고 읽어야지 했다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손현 작가의 글을 찾다가 이 책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밀리의 서재에 있어서 바로 완독. 우리의 예전 소설에서 우리의 아버지들은 참으로 난폭하게 그려졌었다. ‘채식주의자‘의 아버지를 보라. 그런 아버지를 뒀던 자녀들의 자녀들일까? 그들이 이제 아빠가 되고 육아를 하고 육아휴직을 하고 육아일기를 쓴단다. 육아 일기라면 누가 썼든 재미있게 찾아 읽는 나로서는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고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닌데(?) 엄마들이 쓰는 육아일기와는 정말 결이 다르게 주목을 받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가장 문해력이 높은 세대라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육아에 임하는 방식 또한 똑똑하기 그지 없었다. 초보라 서툴러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라지만 이런 초보는 초보도 아닌 것처럼 그들은 능수능란해 보였다. 각설 그들은 멋졌고 용감했다. 무엇이 소중한지를 알고 있었고 부부간의 협상과 조율에 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과 커리어도 찾고. 수필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글이라지만 참 재미나게 읽었다. 뒤로 갈수록 힘이 달리는 느낌이었지만 아내들의 글이담긴 꼭지도, 책 말미의 아빠들의 인터뷰까지 담겨 끝까지 알찬 책이었다. 아빠들의 성장, 아이들의 성장, 엄마들의 성장, 이를 통한 우리 사회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속편도 나왔으면. 부모 십년을 그렸으니 학부모 십년 이야기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 양상이 얼마나 같고도 다를지. 혼자 이런저런 공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