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여름 소설Q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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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나의 신작 ‘혼모노‘를 읽고 싶었지만 밀리의 서재에서 ‘두고 온 여름‘을 읽을 수 있어 우선 읽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기하, 나중에 재혼을 하게 된 새어머니와 재하의 이야기. 여백이 많이 있고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해피엔딩도 아니어서 그런지 기대 이상으로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었다.

아버지가 재혼한 기간은 4년 남짓. 결국 그들의 결혼생활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지만 그리고 그들은 헤어져 서로의 연락처도 모르게 되었지만 우연히 만나게 된 기하와 재하. 그 와중에도 속내를 다 밝히지 못하고 예전에 후회했던 일들을 고마워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간다. 그들은 아마도 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확고히 그들은 그 이후에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모든 인물은 작가가 만들어낸 것이니 아마 이 결말이 맞겠지만) 나는 혼자 마음속으로 결국에는 홀로 남을 외동 아들들이 서로 함께 했던 짧지만은 않은 세월을 생각하고 가끔 연락하며 소식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다. 한때 재혼했던 부모님이라는 연결고리 말고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지만 생판 남과도 한 집에서 한 평생을 살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기에 그들이 더 너그럽게 더 포용적인 태도로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게 되었다. 형제들이야 성장기때에나 형제이지 각자의 가정을 꾸리게 되면 절로 멀어지는 것이 형제인데, 그들은 비록 이복형제이기는 해도 성장기 때에 함께 했던 형제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쓰고 보니 하늘에서 누군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면 나는 과연 그렇게 더 너그럽게 더 포용적인 태도로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더 너그럽게 더 포용적인 태도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나..아마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나는 이미 그 답들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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