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시리즈는 이책저책 읽느라 깜빡하고 있다가 불현듯 찾아보면 어느새 신간이 나와있는 방심금물 시리즈다. 아무튼 미드, 아무튼 디지몬인가까지 캐치업을 했었는데 어느새 몇 권이 더 출간되어 밀리의 서재에서도 다 볼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부랴부랴 읽고 들어 완독. 미국에서 아니 뉴욕에서(뉴욕은 뉴욕이지 미국이 아니다) 십년넘게 살아가면서 느끼는 심정을 요모조모 잘 그려냈다. 나도 타향살이 십년 넘게 해봐서인지 정말 이해되는 부분이 많아 이런 책 너무 좋아한다. (왜 나는 내 이야기를 이렇게 쓰지 못할까. 부럽구나. )특히나 영어실력은 늘지 않고 오히려 모국어 실력 감퇴에 그로 인한 사고력 저하까지 느껴진다는 것, 코로나로 인한 격리시절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이 땅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서 자신은 뉴욕에서 고립되어 있었던 걸 깨달았다는 말(격리 시기에도 위험을 감수하고 만나는 사람은 가족, 친척, 절친인데 아무래도 외국에 살면 그럴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게 마련. 절대고독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도. ) 에이치마트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울게 된다는 것, 뉴욕에서 먹는 한식은 아무리 제주도에서 공수한 생선을 먹어도 한국에서 아무데나 들어가 시켜먹는 광어회 한접시 맛은 절대 나올 수 없다는 슬픈 한식 이야기 등등 너무나 절묘하고 아슬아슬하고도 미묘한 그 느낌을 잘 포착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늘 그런 것도 아니고 ‘햄버거 근본주의자‘라는 제목부터 팡팡 터지게 만들어 시종일관 작가를 따라 울고 웃으며 마치 내가 뉴욕 한복판에서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었고 마침내 책장을 덮었을 때 장거리 여행을 (미국은 여전히 물리적으로 너무 멀다.) 마친 느낌이 들었다. 이래서 내가 아무튼 시리즈를 빼놓지 않고 본다. 늘 기대이상!!! 이 책은 아무튼 시리즈 거의 다 읽은 나에게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단히 재밌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