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스 작품 읽기 두번째. 번역본은 두 권 뿐이라 다른 책을 읽으려면 원서를 읽어야할 듯. 원제는 ‘어메리칸 와이프‘인데 여주가 결국 영부인이 되는 내용이므로 퍼스트 레이디로 번역을 한 것 같지만 그리 효과적이지는 않은 듯하다. 그런데 원제도 그렇게 읽고 싶게 만들지는 못 하는 것 같다. 인디애나 시골에서 외동딸로 곱게 자란 엘리스가 우여곡절 끝에 영부인까지 되는 이야기인데 정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엄청난 숫자의 인물이 등장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어떤 부분은 성장 소설이고 어떤 부분은 연애 소설이고 어떤 부분은 가정 소설이고 어떤 부분은 정치 소설이다. 원서는 350페이지 분량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번역본은 사립학교 아이들처럼 아니 더 두꺼워져 600페이지가 넘는다. 요즘 이렇게 긴 소설이 잘 나오지 않아(하긴 이 작품도 2008년 작이긴 하다.) 다 읽고 나면 뭔가 미국 현대사를 꿰뚫고 온 느낌이 들기도 한다. 로라 부시의 삶을 참고로 많이 했다는 번역자의 소설 뒷이야기를 읽고 그렇구나 싶었다. 앨리스라는 캐릭터가 아쉬운 면이 많이 있었지만 이틀 동안 푹 빠져서 재미있게 읽었다.커티스의 다른 작품들도 재미있어 보이는데 번역은 안 된 것 같다. 궁금하다. 인상깊은 구절-절대 잊지 마라. 남자들이 아주 불안정한 존재라는 걸. -나에게도 이런 조언을 해주는 할머니가 있었다면. 역시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것일까. - 형제자매도 없는 그 아이한테 너희가 줄 수 있는 건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 말고 뭐가 있겠니? -ㅠㅠ 외동 부모는 이혼도 못 하겠군. -모든 결혼에는 배신이 존재한다. 그러나 결혼을 깨트릴 만큼 큰 배신을 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결혼의 목표가 아닐까? - 큰 배신 작은 배신은 누가 판단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