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통 없는 사회 - 왜 우리는 삶에서 고통을 추방하는가 ㅣ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이재영 옮김 / 김영사 / 2021년 4월
평점 :
읽으면 읽을수록 공감이 된다. 조금만 아파도 진통제를 찾고 리질리언스를 강조해 오뚝이처럼 넘어져도 죽을 때까지 반복해서 일어나는 불굴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는 서구 문명(과 그를 추종하는 모든 문명)에 대한 일침에 진정으로 공감이 되었다.
고통을 최대한 느끼지 않으려는 서구 문명에서 시작해 이제는 전세계적 차원의 현상이 된 ‘무고통‘추구가 인간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진정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한 책.
회복력이라는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는 트라우마의 경험을 성과 향상을 위한 촉매로 만든다. 심지어 트라우마 뒤에 오는 성장이라는 말까지 사용되고 있다. 영혼의 힘을 훈련한다는 회복력 트레이닝의 목표는 인간을 최대한 고통에 무감각하며 언제나 행복한 성과주체로 만드는 데 있다. - P11
오늘날의 미국인들은 아마도 고통 없는 삶을 일종의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처럼 생각하는 지구상 첫 번째 세대에 속할 것이다. 고통은 스캔들이다. - P12
고통을 주는 완두콩이 사라지면 인간은 부드러운 매트리스로 인해 고통받는다. 바로 삶의 지속적인 무의미함 그 자체가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 P42
나는 오직 고통을 통해서만 그 각각의 것들이 내게 얼마나 귀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알게 되고, 고통의 이런 법칙이 똑같은 방식으로 세상 및 세상 만물이 내게 지닌 가치를 온전히 결정한다....가짜뉴스와 딥페이크가 존재하는 탈사실적 시대에는 현실의 둔감성, 나아가 무감각성이 생겨난다. - P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