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작가 심윤경의 신간 소식이 들리자마자 희망도서를 신청하고 조신하게 기다리던 차에 더이상은 기다릴 수 없어 그냥 사서 바로 쭈욱 읽어버렸다. 하루키와 대화하기 위해(?)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이상 읽은 나로서는 위대한 개츠비 오마주라는 이야기에 더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절묘하게 1920년대의 뉴욕과 2024년의 서울이 겹쳐져서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이걸 번역하면 미국의 반응은 어떨까. 피츠제럴드가 뿌듯해할 듯. 피츠제럴드에게 바치는 한국 작가의 헌사처럼 느껴졌다. 시종일관 톰을 바라보는 닉의 역할을 하는 ‘규아‘가 더 전면에 등장한다는 것 이외에는 주요 등장인물들이 거의 그대로 배치된 듯하다. 압구정동과 성수동의 대비, 올드머니와 뉴머니의 대비, 바이오 산업과 암호화폐를 통한 부의 축적 등의 오마주가 탁월했다. 장소와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었다. 작가라면 이런 소설 한 번쯤 꿈꾸지 않을까. 이런 신박하고 훙미진진한 소설이 끊임없이 나와준다면 정말 신날 텐데. 너무 빨리 읽어버려 아쉬운 마음에 다른 재미난 작품을 찾고 있다. 역시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