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700페이지 책이라 주말 내내 함께 한 책. 예술 이야기로 시작해 처음에는 몰입이 잘 안 됐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이틀 내내 거의 꼼짝 않고 몰입해 읽었다. 세상에 요즘에 이런 정통 소설이라니. 그것도 총으로 생을 마무리하는 결말이라니. 삼각 관계 이야기라고 퉁치기에는 700페이지가 무색하다. 준연 하진 해원의 관계를 무엇이라 명명할 수 있을까.결국 다 죽고 하진만 남았는데 하진은 아들 준연(죽은 준연과 같은 이름) 때문에라도 살아남을 수 밖에 없겠지. 하진 자신은 고아에 남편까지 잃었지만. 음악, 위스키에 대한 자료 조사를 얼마나 하면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을지. ‘사랑의 이해‘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 소설은 정말 작심하고 쓰신 듯. 로렌 그로프의 ‘운명과 분노‘가 떠오르기도. 광적으로 치달아가는 준연과 해원을 보노라면 그들의 미묘한 감정선이 느껴진다.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끝을 보여주는 소설. 정말 오랜만에 이런 소설을 몰입해서 읽은 것 같다. 어디 멀리 다녀온 느낌. 인간의 심연을 엿보고 온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