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주저없이 읽었으나 그 올드함에 놀랐다. 7년 동안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작품이라는데 주로 60대 고등교사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나와서 ‘후일담‘으로 읽히게 되는 것 같다. 작가가 초등교사여서 그런가 실제로 묘사되는 고등학교 교실이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가 내년 1학년부터이지만 이미 대부분 선택과목으로 진행되고 있어 원교실에 머물러 학급학생 전부가 모여서 수업을 하는 시간이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담임반 학생들을 위해 초등교사처럼 학급에 머무는 담임샘이라니 놀라운 해결책이었다. 세특 사항을 외부 컨설팅 받아온 자료로 입력해달라는 내용 말고는 현실반영이 거의 안 된 것 같았다. 아무튼 주된 내용은 60세 정윤옥 교사의 대학 시절과 졸업 이후 교직 일을 시작하던 시기이니 그 시절 이야기로 생각해서 읽어야 한다. 60세 교사의 현실담은 외부 액자 이야기밖에 안 되니. 60세가 주인공이라 오히려 새로웠다. 늙음이 죄처럼 느껴지는 요즘 한국에서 60세 주인공을 내세운 것은 큰 용기를 낸 것으로 보인다. 60세가 주인공이니 내용이 올드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작가가 생각하는 ‘지켜야 할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빠르게 변한다는 말 자체가 진부하게 느껴질 만큼 휙휙 바뀌는 세상에서 우리가 진정 지켜야할 것은 무엇인가가 의문으로 남는다. 그것이 과연 있긴 한 걸까. +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김기태) ‘보편교양‘과 얼마나 비슷하며 얼마나 또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