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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형의 삶 (양장) - 김민철 파리 산문집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평점 :
비슷한 시기에 파리를 처음 경험했던 것 같은데 김민철은 꿈에 그리는 파리가 되었고 나는 인종차별과 더러움의 도시가 되었었구나.
읽다보니 이건 완전히 ‘아무튼, 파리‘라고 해도 될 장도의 책이었다. 이 시리즈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유일한 이유는 아마 분량이 너무 많아서일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는 백페이지 남짓인데 이 책은 하드커버에 330페이지가 넘는다.
김민철 작가의 치즈 예찬 띵 시리즈를 읽었었기에 그의 찬가는 익숙한데 파리의 요모조모 좌충우돌을 휘리릭 읽기가 아까워 천천히 읽다가 영화 ‘프렌치 수프‘까지 보고 나니 내가 다 파리에 몇 번은 다녀온 기분이다.
이십 여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두 달 동안 파리에 살다온 이야기 라고 요약하기엔 표현이 부족하다. 정확히 책의 절반은 첫 한달 나머지 절반은 다른 한달을 이야기하고 있다.
친구 이야기였다가 본인 이야기였다가 미술관 이야기였다가 공원 이야기였다가 공연 이야기였다가 전시 이야기였다가 까페 이야기였다가 치즈 이야기였다가. 김민철의 세세한 묘사가 대단하다.
새로웠다가 권태에 사로잡혔다가 아쉬워하는 여행의 패턴을 말하면서도 그는 결국 또 파리를 그리워하고 말 것 같다. 마지막에 당신의 파리를 찾으라고, 당신 영혼의 고향을 찾으면 좋겠다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나는 영혼의 고향이 있나. 거기는 어디일까.
파리의 깊고 넓고 다양함에 푹 빠지게 만드는 책!! 왠지 작가와 함께 파리를 다녀온 기분이 들기도 한다. 휴가 때 읽기 좋은 책이군.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인이 된 김민철 작가의 행보가 궁금하다.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를 늘 모색하는 사람같아 행보가 기대된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해버리는 것은 참 귀한 능력이라고. - P334
당신은 당신의 파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모양에 꼭 맞는 파리를 완성했으면 좋겠다. 물론 ‘파리‘ 의 자리에 어떤 다른 도시가 들어가도 좋다. 당신을 꿈꾸게 만드는 곳, 당신을 빛나게 하는 곳, 그러니까 당신 영혼의 고향을당신도 꼭 하나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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