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노잼휴먼이라 여가시간에 왜 다양한 종류의 겨루기 게임을 즐기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지만 아무튼 시리즈에 대한 열정과 보드게임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으로 ‘아무튼 보드게임‘을 읽기 시작했다. (밀리의 서재에서 바로 볼 수 있었던 것도 일조했겠다.) 그런데 읽다보니 단요의 ‘인버스‘라는 작품이 오래 언급되었는데 아주 흥미로운 주제였다. 한국 소설의 소재가 다양해져서 장류진의 ‘달까지 가자‘나 천현우의 ‘빌런‘에서 코인 투자를 다뤘지만, ‘인버스‘는 이 작품들의 심화 버전이랄까 주식 투자도 코인 투자도 아닌 ‘선물 거래‘에 대한 소설이라니 대체 이런 주제가 한국 소설의 주제였던 적이 있었나 싶어 얼른 구해 보았다. ‘인버스‘는 ‘정반대‘라는 뜻으로 선물투자의 기본을 의미하는, 오르면 잃고 내리면 얻는 통상적 거래와 반대되는 선물거래의 특성을 나타낸다. (맞나?;;ㅜ) 선물 거래의 시옷도 모르는 내가 이 소설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한 번에 휘리릭 읽었으니 경제 용어에 낯설지 않은 사람이라면 주식이나 코인 등등에 대한 투자를 해보지 않았어도 대충은 이해하고 그들의 심리를 따라갈 수 있다. ‘아무튼, 보드게임‘에서도 이 작품을 거론한 이유는 인간의 투기에 대한 반응을 (계속 좀 더 강렬한 자극을 추구하다 죽어버린다는 실험실의 쥐와 같은) 조절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주식 투자는 정해진 시간 안에만 하는 것이지만 선물거래는 그렇지 않아, 늘 깨어있으면서 바뀌는 숫자와 바뀌는 색깔만을 나타내는 화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좀비의 삶을 살면서 단숨(은 아니고 일주일)에 5억여 원을 버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이 이런 류의 투자를 끊고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으로 이 작품을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것 같다. 결말은 장류진의 ‘달까지 가자‘처럼 실패를 경험한 성공이지만, 최하나의 ‘강남에 집을 샀어‘처럼 스스로의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실패의 결말이 훨씬 절대 다수일 것 같은 느낌이라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느꼈고 늘 등이 서늘했다. 공존하는 온라인 세상과 오프라인 세상에서 이 두 가지 세상 모두를 살아내야 하는 우리 현대인들은 큰 문제 상황의 소용돌이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떻게 밸런스를 맞추고 살아야 할까. 예나 지금이나 삶은 언제나 도전이다. 아무튼 간만에 읽은 흥미진진한 소설!! 새로운 소재는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