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 한국 소설이 지금 여기 우리의 실생활을 그리는데 소홀했었다. 그래서 월급사실주의 동인 작가들이 소설집을 낼 때마다 찾아 읽게 된다. 모처럼 맞은 휴가에 급히 읽고 싶던 차에 전자책도 발간이 되어서 전자책으로 구매해 휘리릭 다 읽었다. 작품 간 격차가 적어 모두 재미있게 읽혔다. 직장인의 애환은 큰 틀에서는 비슷하겠지만 디테일은 전부 다 다르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장소로 가 똑같은 일을 똑같은 사람들과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 직장인들의 공통된 애환이기에 그로 인한 넋두리에 공감하면서도 그것마저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조차 무한 반복이잖아. 구체적인 디테일로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등장해 당장 내 옆의 아니 나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는 일들이 많이 나와 공감이 많이 되었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열심히들 살아가고 있구나 싶고. 월급사실주의 동인이 큰 일을 냈다 싶다. 전작도 읽었던 것 같은데 리뷰가 없는 걸 보니 마무리를 하지 못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봐야겠다. 특히나 남궁인 작가가 응급의학이 아닌 전혀 다른 소재로 소설을 쓰다니 놀라웠다. 또 제목이 기가 막히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이라니 정작 작품은 내가 제목을 보고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제목의 임팩트가 정말 강했다. 다들 인성이 좋아야 일이 잘 풀린다고들 하는데 내 인성이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노력으로 인성이 하루 아침에 좋아질 것 같지는 않고 그래도 나도 좀 잘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그 점을 잘 짚어낸 것 같다. 사실주의가 이렇게 재미있다면 아주 좋아요. 내년에도 후년에도 출간해주세요. 이 작품집들이 계속 쌓이면 이 시대를 기록한 역사 자료로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재미있는 역사자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