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돈의 소설은 아직 읽어보지 못 했고 '영화와 시'로 처음 알게 되었다. 주저리주저리 궤변을 늘어놓다가도 촌철살인적으로 파고드는 뭔가도 있고, 무엇보다도 시대를 읽는 눈이 있는 것 같았다. 흐느적흐느적 써내려가는 글이 재즈같았다는 기억이 남는다. 


그 기억으로 찾아 읽게 된 정지돈의 신간. '영화와 시'의 연장선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문학에 대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기본적으로는 플라뇌르, 산책에 대한 책이지만 그의 사회를 읽는 눈, 젠더 감각 등이 모두 세련된 느낌이다. 헐렁헐렁 쓴 것 같지만 많은 독서와 깊은 사고의 경험으로 오랜 동안 사유해서 길어올린 글들이 많다. 물론 지나치지 않나 싶은 부분도 있지만..무엇보다 도시 산책자는 백인남성을 위한 것이라는 말에 절대 공감. 문학하는 사람들이 더 권위적이라는 말에도 절대 공감했다. 


그의 글은 팬도 안티도 많을 듯한 느낌인데..그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나는 팬에 더 가까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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