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시리즈 신간이 나오면 반갑게 클릭을 해서 미리보기를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의 의미를 좀더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반려병'이라니..이게 무슨 뜻일까. 나는 요즘 하도 반려동물 이야기가 많으니 '반려동물에 대한 병적인 애정' 뭐 이런 것일까 싶어 친구에게 이 책 이야기를 하며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니 친구는 오히려 '반려자 때문에 생기는 병' 이야기가 아닌가 했단다. (반려자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니..50,60년대도 아니고 그냥 이혼해 버리거나 스릴러 소설에서처럼 총으로 쏴버리면 되지 흥 화병이라니 말만 들어도 혈압이 올라왔다. 그런 내용이면 절대 안 본다. 이 책.)


하지만 제목의 뜻은  '늘 나를 따라다니는 병' 이라고나 할까. 늘 어딘가가 아프고 일이년에 한 번씩 중병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이것은 역시나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그래서 코로나 와중에도 대형병원을 수시로 들락거리고 있다. 웬만하면 안 가고 싶은데도 말이다.) 내 이야기구나 싶어 얼른 클릭해 구매해서 읽은 것은 아니고, 얼른 구립도서관에 희망도서신청을 했다. (그랬더니 2주 정도 걸리니 책이 준비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세상에나 도서관이 나를 위해 책도 구매해주어 새 책을 읽는 기쁨까지 만끽하게 해주다니. 거기다가 예약까지 할 수 있어서 따끈한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아무도 보지 않은 새 책을 희망도서 신청 사유 한 문장 정도 써서 제출하면 구매해 준다. 그런데 올해는 이제 예산집행이 완료되어서 나를 위한 올해의 마지막 희망도서가 되었다. 내년에 예산이 책정되면 또 신청해야지.) 


기쁘게 받아본 이 책은 정말 술술 읽혔다. 가독성이 뛰어나 한 시간 정도면 휘리릭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에게 비교하니 늘 어디가 아팠던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이 아플 수가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중병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인 것인가 싶지만 당사자는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다. 거기다 친언니도 그렇다니 연로하신 부모님들이 얼마나 걱정하실지 안 봐도 눈에 선하다. 치료와 약물 복용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인 이 책을 읽으며 뭔가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하지 않을까. 과로와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 주어진 체력에 비해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아서 이렇게 늘 병을 달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가도 뭔가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놓이면 자신의 생활습관 특히나 식습관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남들이 보기에 튈 만한 것들을 먹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나 그 가족들은 이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특히나 면역체계의 교란이 원인인 자가면역 질환 등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더더군다나 먹거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저자와 연락할 길은 없고 괜한 노파심에 혼자 심각하게 우리의 몸이란 무엇이고, 병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문체는 내용과 달리 시종일관 발랄해서 재미있게 키득거리며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과 대비되는 문체가 비는 오지만 발랄한 노란 스웨터를 입고 노란 우산을 쓰고 있는 표지의 소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골골거리는 내용과는 다르게 귀여운 책인 것 같다. 표지처럼. 


+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상호 신뢰 관계가 생기면 그것을 라포르(lapport)라고 부른다는데,' 라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의사와 환자, 상담사와 내담자 사이의 상호 신뢰 관계를 말하는 라포르, 라포는 Lapport가 아니라 Rapport이다. 


++ '아무튼, 스웨터'에서도 이상한 표기를 봤었다. 분명히 영문으로는 swing sweater라고 되어 있는데 한글로는 '스윌 스웨터'라고 여러 페이지에 걸쳐서 반복 기재되어 있었다. 그것도 약간 폰트가 다르게 말이다. 스웨터의 종류별로 챕터가 구성되어 있지만 해당 스웨터에 대한 사진이 나와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구글에서 스웨터 별로 찾아가며 책을 읽고 있었는데 구글링해 보면 스윙 스웨터는 있었지만 스윌 스웨터는 어디에도 없었다. 왜 이런 일 이 생기는 걸까. 


+++요즘 들어서는 읽은 책에서 비문찾기, 오타찾기, 맞춤법 오류 찾기 섹션을 따로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일교, 이교, 삼교, 크로스교를 한다는데 이상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