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읽었다. 손원평의 아몬드. 올초에 영문판 출간 소식을 접하고 영문판 샘플만 보다가 드디어 한글판 아몬드를 읽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오히려 더 구하기 어려웠는지도.
출판평론가 한기호가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등장'이라고 해서 기대했다. 미국의 영어덜트 소설을 좋아했기에 영어덜트 소설이 다소 낯선 한국에서 한국형 영어덜트소설이 등장했다니 기대할 수 밖에.
그런데 다 읽고 나니 무엇이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일까 궁금해졌다. 그러면서 순간 한국에서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아니 나왔던(?) 한국 조폭 영화가 겹쳐졌다. 그 부분을 말하는 것인가. 미국에 천편일률인 헐리우드 영화가 있다면 한국에는 한국 조폭 영화가 있겠지. 아니면 억지로라도 해피엔딩이 되어야 하는 그 결말을 말하는 것인가. 한국인들은 유독 열린 결말을 싫어한다고 했던가.
영문판 출간 이후 미국에서의 반응을 보기 위해 리뷰를 살짝 보았는데 그 중 납득이 잘 안 된다는 평이 기억에 남는다. 물론 소설은 소설이기에 모든 이의 납득을 얻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국형'으로서 설득력을 얻을 만한 개성보다는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하는 느낌만 남는다. 이것이 과연 '한국형'일까 싶었다.
영어덜트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읽을 만한 소설을 일컫는데 본격 소설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작품들이 무수히 많다. 어휘도 어렵지 않기에 영어공부에 안성맞춤이기도 하다. 흔히 청소년용 소설하면 성장소설을 많이 떠올리는데 영어덜트 소설이라고 하면 딱히 그렇지만은 않다. 물론 그들은 십대 이십대이기에 늘 성장하고 있지만 말이다.
좀 더 한국 보편의 이야기를 기대했었던가. 내가 뭘 기대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좀 더 다양한 영어덜트용 소설이 한국에서 나와준다면 그때는 '한국형' 영어덜트로 섹션을 구분해서 책을 진열할 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
+ 알라딘에서 아몬드 영문판 표지가 검색이 되지 않아 아마존에서 이미지를 다운해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