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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소설가의 사물 - 사소한 물건으로 그려보는 인생 지도
조경란 지음 / 마음산책 / 2018년 9월
평점 :
가보고 싶었던 알라딘 중고서점에 드디어 지난 주말에 가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좀 실망했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 하나하나 뒤져보았다. 그래서 몇 권 골라서 구매해 보았는데, 그 중 한 권이 바로 조경란의 작품이었다. 낯익은 표지이지만 예뻐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구매해서 바로 읽어내려갔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이미 읽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구매 전 이미 삼백권이 넘는 내 온라인 책장을 샅샅이 다 뒤져보았으나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걸 확인하고 구매한 책이라 좀 많이 이상했다. 나는 두 번 읽은 책이 별로 없을 정도로 한 번 읽고 마는 스타일인데 이 책은 사소한 것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서 읽으면 읽을수록 뭔가 기시감이 왔다. 중반부까지 읽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2018년 리뷰를 뒤져보았더니 리뷰가 있었다. (이래서 리뷰를 써야하는데 요즘은 북플에 의존해서 나중에 이런 일이 또 있으면 어떻게 찾아봐야 하나 싶다. ㅠ) 그래서 알라딘 서점 주문조회를 해보았더니 전자책 대여로 읽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여도 몇 달 안 된 것들은 기록이 남아있는데 2년이 지나서 목록에서 지워져 버린 듯했다.
다음은 2018년 10월 13일에 내가 남긴 이 글에 대한 리뷰.
조경란 작가의 글은 오랜만이다. 이번 책은 내가 좋아하는 ‘사물’ 에 대한 이야기라 전자책 출간 알림 신청을 해 놓고 기다렸다가 출간 즉시 읽게 되었다. 나는 사물에 대한 애착이 적고 물건을 간수하는데 소질과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지만 사물에 대한 애착을 넘어 집착을 보여주는 작가들의 글은 재미있게 읽는다. 그들의 집요함, 궁극을 추구하는 그 마음이 열정적으로 느껴져서이다. 물건에 애착이 적은 나라지만 그래도 나도 좋아하는 몇 개의 물건이 있긴 하지만 그것들을 가지고 뭔가를 써내려간다는 상상만 해도 한 문장 정도 쓰고 나면 말문이 막혀버리고 새삼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고 만다. 문득문득 그녀의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다거나 오해의 여지가 느껴지는 부분이 몇 있었지만 그래도 한 사물과 관련되어서 줄줄줄 얽혀 나오는 책 이야기들 여행지 이야기들이 부러웠다.
읽어가면서 계속 나오는 참고문헌들을 메모하며 읽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했는데 역시나 다 읽고 나니 마지막에 장장 여섯 페이지에 들여서 참고 문헌 목록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이런 헛수고를 했네..메모 하다가 지쳐 결국 전자책에 하이라이트를 남기고 나중에 다시 옮겨 적어야지 싶었는데. 대여로 사서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실망. 구매해도 다시 보는 일은 거의 없기에 대여를 했는데 이런 경우에만 꼭 그냥 살 걸 그랬나 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다행히 휴대폰 화면 사진 캡처 기능을 활용해 참고문헌을 저장했다. 이제 시간나고 심심할 때 이것저것 뒤져서 여기서 구할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나 부지런히 읽어 봐야 겠다. 작가의 글을 읽어보면 작가는 좋은 딸인지는 잘 나와있지 않지만 좋은 이모는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나이들어서까지 함께 있어주는 부모와 늘 찾아와주는 동생 내외와 조카가 있다면 굳이 결혼하지 않고 세계 곳곳을 다니며 좋아하는 글을 쓰고 사는 삶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일일일캔을 하면서 말이다.
+ 이렇게 써놓고 참고 문헌 목록은 하나도 찾아보지 않았다. ㅋ
++ 한 번 읽은 책은 잊어버리는 법이 없었는데 이제 이미 읽은 책을 절반이나 읽고서야 긴가민가 하는 정도가 되어버렸다. 벌써 오래 쓴 기계가 되어버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