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에 빠져서 되는 대로 읽어놓고 뭘 읽었는지 찾아보니 대충 이렇다. 근데 다 비슷비슷해 보여서 읽은 건지 안 읽은 건지 긴가민가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미스다 마리인 줄 알기도 했다. 


그의 만화는 눈에 띄지 않고 이야기도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그림은 소박하고 이야기는 소소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히는 것 같다. 독신생활을 그려서 그것때문에 주목을 받았다는데 내가 읽은 것은 대부분 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하고 쓴 이야기들을 먼저 읽고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책을 나중에 읽어서 왠지 마음이 아팠다. 마스다 미리. 곧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엄청 슬퍼할 텐데 하고 말이다. '아빠라는 남자'라는 책을 쓰고 아빠는 안 좋아하실 것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니 나라면 좋았을 것 같다. 좋은 아빠, 나쁜 아빠 이런 것이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아빠를 아이의 관점에서 어른의 관점에서 보고 책에 써주다니. 그런 자식이 있으면 참 기쁠 것 같은데. 작가를 자녀로 둔 부모만의 특권이라고 작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를 위로해 주고 싶다. 마스다 미리의 깨알같은 그 소소한 일상들이 우리를 위로해 주는 것처럼. 언뜻 언뜻 내비쳐지는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보면 넉넉하지는 못 했어도 참 잘 자랐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의 기억을 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기도 하고. 그 뒤에는 버럭하지만 잘 놀아주셨던 아니 함께 놀았던 아버지와 느긋하신 어머니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겠지. 


마스다 미리의 번역서만 찾아봐도 세트 포함 81권이 검색된다. 재출간과 세트를 뺀다고 해도 꽤 되는 분량이다. 꾸준히 찾아 읽어서 완독하고 싶다. 그녀의 섬세함이 좋다. 의외로 솔직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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