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 읽던 심리학 서적 관련 저자들이 비슷한 시기에 신간을 냈었다.
둘다 여성이고 연대 의대 출신들이다. 아마도 양창순 교수가 더 선배인 것 같긴 한데 비슷한 듯 다르게 두 사람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우선 간만에 신간을 낸 정혜신의 '당신이 옮다'를 미리보기로 보다가 마음에 들어 전자책으로 구매했으나 다 읽지 못했다. 기존의 정혜신 책들과 차별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뭔가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 같은 것들을 알려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다시 차분하게 읽어 볼 일이다.
양창순의 책은 명리학 때문에 주저하다가 읽었는데, 서양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다시 명리학으로 두번째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사연을 읽고 끝까지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사주에 혹 해서 나도 사주보는 법을 익혀서 내 사주를 봐야 겠다 싶었는데 읽다보니 결국 사주도 소위 그 팔자라는 것도 다 변화와 개전의 여지가 있다는 것. 명리학이 심리상담에 좋은 이유가 사람들에게 서양의 심리검사 결과가 이래서 그렇다라고 하기 보다는 사주가 그렇다라고 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현재를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을 덜 느끼기 때문이란다. 결국 또 인생은 받아들이는 것, 현재의 나를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만고 불변의 진리에 도달하게 되어서 (이게 다 아는 이야기지만 제일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명리학에 대한 관심이 급하게 식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사주를 보니 이해가 갔다거나, 안 좋은 사주를 타고났지만 그것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성공하게 되었나 등의 이야기는 왠지 궤변같기도 했다. 특히나 중간 부분은 거의 대부분 다양한 사람들의 사주 풀이에 대한 내용인데, 명리학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내용을 따라잡기가 매우 어려웠다. 아마 명리학 박사 논문을 토대로 쓴 이 책이 과연 효과적이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명리심리학'은 서양 이론을 토대로 한 상담 활동을 어떻게 동양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을까 하는 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한편 '당신이 옳다'는 뭔가 내가 직접 심리학을 배워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희망과 실망을 오가며 읽은 책들이지만 그녀들의 건투를 빈다. 계속 하는 자만이 살아남으므로. 그렇게 살아남은 자들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