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k (Mass Market Paperback) - 『블링크』 원서
말콤 글래드웰 지음 / Back Bay Books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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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출간된지 15년이나 된 말콤글래드웰의 책을 발견해 읽게 되었다. 그의 책은 실로 다양한 실례들의 향연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그가 안내하는 그만의 미로로 쉽게 빠져들었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늘 하는 생각은 바로 “So what?”이다. 여러 방향으로 튀는, 그가 제시하는 다양한 실례들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뭔가 시원시원하게 결론을 내려주었으면 하는 것이 속편한 독자들의 마음일 텐데 저자는 그런 독자들의 마음도 몰라주고 시종일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그런데 이건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저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왠지 그의 궤변 아닌 궤변에 끌려다니다 보면 어느새 지쳐 그럼 어쩌란 말이냐 하는 생각을 하며 독서를 마치게 된다.

말콤 글레드웰은 시의적절하게 다양한 실례들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책은 십오년 전 것이라 다소 오래 된 그래서 익히 들어본 예들이 등장해 아쉬웠다. 역시 신간일 때 읽어야 한다. 이런 감흥은 그의 최신간을 출간 즉시 읽었을 때의 감흥과는 상당히 비교되는 느낌인데, 그래도 십오년 전의 그의 관심사는 여전했었구나 싶어 그의 관심사를 역추적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장르는 다르지만 말이 많기로는 빌 브라이슨도 만만치 않고 폴 오스터도 그렇다. 하지만 유난히 글래드웰의 책을 읽고 나면 뭔가 생각이 복잡해지면서 착잡해지기도 하고 씁쓸해지기도 한다. 왜 그럴까.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내리 읽지는 못하는데(난 한 작가가 마음에 들면 모든 저작들을 한꺼번에 몰아 읽는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좀 흐르면 그의 다른 저서들도 좀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그건 또 왜 그럴까.

요는 2초도 안 되는 순간에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는 것인데 그래서 조심하라는 건가, 그냥 순간의 판단에 맡기라는 것인가. 아니면? The power of thinking without thinking. 부제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제안은 없다. 다만 블링크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만 강조하는 느낌인데 그래서 더 두렵기도 하다. 생각이나 판단없이 행해지는 우리의 수많은 결정들이 때로는 옳기도 하고 때로는 그르기도 하기에. 그런데 어떤 때에 옳고 그른지 불명확하다는 것이 함정. 결국 돌아돌아 다시 원점으로 온 느낌이고 이 책에 제시되는 예들이 ‘타인의 해석’의 그것과 많이 통한다는 느낌이다.

한 작가의 십오년 간의 변화를 꿰뚫어 보는 느낌.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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