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iend : Winner of the National Book Award - now a major motion picture starring Naomi Watts and Bill Murray (Paperback)
Sigrid Nunez / Little, Brown Book Group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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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대충 보니 저 세상에 간 남자친구의 개를 아무도 맡지 않으려 해서 '내'가 그 개를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면서 남자친구의 죽음을 개와 함께 애도한다는 이야기 쯤 될 것이라 짐작이 되었다. 애완동물 애호가는 아니지만 하치 이야기나 말리와 나, 빗 속을 질주하는 법 등등의 충직한 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도 개만큼 인간의 죽음을 애도하는 존재는 없다는 식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추워지는 날씨 탓인지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전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남편도 아닌 남자친구의 여성편력 - 부인1, 부인2, 부인 3-에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이러저러한 언급에, 자살의 역사에 비길 만한 인류 문학에 나타난 자살에 대한 언급이나 본인이나 다른 문학도들의 자살에 대한 생각 등등이 끊일 듯 끊이지 않게 계속 이어져 꼭 필자의 뇌를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작가가 죽음을 받아들일 때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그대로 적으면 이런 책이 완성될 것 같기도 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개를 키워본 적이 없는 저자가 개를 맡아 키우게 되면서 그것도 좁은 맨해튼 아파트, 그것도 애완동물을 허용하지 않는 아파트에 개를 들여 키우게 되면서 겪는 이러저러한 경험들과 개에 대한 생각의 변화에 대한 부분,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시 서서히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기 시작하는 등등의 이야기였다. 또 전 주인 밖에 모르던 아폴로가 점점 저자를 받아들이게 되고, 주인이 책을 낭독하는 것을 좋아하는, 심리 상담에도 동반할 수 있는 천상 작가의 개가 된다. (이는 전주인-죽은 남자친구도 작가였다-의 영향 때문이었겠지만) 오히려 이런 이야기만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러면 너무 진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을까. 


마지막 의문은 왜 이 작품이 내셔널 북 어워드를 받았느냐이다. 요즘은 이런 죽음에 대한 의식의 흐름을 담은 소설인지 수필인지 오락가락하게 되는 작품이 유행인지..최근에도 이런 류의 작품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작품도 무슨 상을 받았더랬다. 신기하다. 소설과 수필 그 중간 어디에서..시의 정의가 시인이 시라고 하면 모든 것이 시가 되듯이 소설도 소설가가 소설이라고 하면 다 소설이 되는 그런 시대가 되었나보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말했듯이 모두 다 작가면 아무도 작가가 아니게 된다는데..독자와 작가가 하나가 되는 시대여서 그런가. 애매하다. 


+ 한 연구에 의하면, 개는 냄새로 그 사람이 암에 걸렸는지, 곧 죽을 것인지도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정말이라면 정말 대단하다. 

I used to be the most passionate bookworm, but over the years I‘ve become less and less interested in reading, especially fiction. Maybe it has to do with the realities I see every day, but I started to feel bored with stories about made-up people made-up lives full of made-up probl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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