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버드
그레타 거윅 감독, 시얼샤 로넌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크리스틴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부정하고 스스로 레이디 버드라 명명하며 고등학교 생활을 하는 여주인공. 카톨릭 고등학교 연기 전공 4학년생(시니어)의 삶을 다룬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캘리포니아에 사는 애들은 동부에 가고 싶어한다. 동부에 사는 애들은 캘리포니아 가는 게 꿈인데 말이다. 결국은 집에서 멀리 떠나는 게 그들의 목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영화의 부제도 Fly away home이니 말이다


아버지는 실직을 하고 언니 오빠는 캐쉬어 알바를 하고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포지션을 지원해서 면접장에서 만나기도 하고. 간호사인 어머니가 어렵게 생계를 꾸려간다. 파티에 초대받은 딸을 위해 중고 가게에서 드레스를 사와서 수선해서 입히기도 하고..결국 리파이낸싱(담보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다시 대출을 받는 것, 만기 연장이나 대출 한도 증액 등이 가능하다, 미국은 모기지 때문에 다들 주택담보대출이 있다.)을 해서 학자금 대출을 받아 꿈에 그리던 뉴욕에 있는 대학을 가고 운전 면허를 따고 셀폰도 사고 18세가 되어 담배도 사고 성인 잡지도 산다. 세크라멘토가 배경인데 레이디 버드는 세크라멘토를 캘리포니아의 미드웨스트(여기서 미드웨스트란 깡 시골, 즉 아무것도 없는 곳을 의미한다.  보통 in the middle of nowhere라고들 한다)라고 하고 학비와 생활비 때문에 UC 계열의 대학(캘리포니아 주 안에 있는 대학, 인스테이트)에 가기를 원하는 부모와 충돌한다. 자신은 더이상 agricultural 대학에 가기 싫다고 반항한다. 하지만 부잣집 친구들(아무래도 카톨릭 사립에 다니는 학생들이니 무료인 공립과는 다르다)이랑 어울리는데 위화감을 느끼고 자신의 가난함을 감추려 예전 남자친구(게이임을 알게 되어 헤어진다) 할머니의 근사한 집(둘이 사귀었을 때 파티에 초대받아서 가 본 적이 있다)을 자신의 집이라고 속이기도 한다.

 

빵과 케이크를 굽고 타주 공립대학에 갈까 아니면 가까운 사립대학에 갈까 고민하던 라라 진(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 트릴로지(3권) 주인공 )의 이야기를 읽다가 이 영화를 보니 이것이 동시대 이야기인가 싶었다. 물론 이 영화의 배경이 더 예전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것이 진짜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지 싶었다.

 

성장 영화. 마지막에 레이디 버드는 자신을 본명인 크리스틴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끝난다. 물론 세크라멘토에서 왔다는 말을 상대방이 못 알아듣자(썩은 표정을 지으며) 얼른 샌프란시스코로 바꾸지만 말이다.

 

크리스틴은 이렇게 성장해 가겠지. 훨훨 날아가렴. 세상이 전부 너의 것이니!!!


남자들의 성장영화는 어디 없나 찾아봐야 겠다.


+ 이 여배우 핫한가본데..러블리 본즈랑 어톤먼트에 나왔나보다. 러블리 본즈는 소설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영화 볼 생각이 안 났었고, 어톤먼트는 소설로 여러 번 시도했지만 이언 매큐언의 문체가 쉽지 않았다. 이언 매큐언은 체실 비치에서 정도가 나한테 맞는 듯하다. 그럼 체실 비치에서를 봐볼까. 그런데 좀 감정과잉이 아닐까 싶은데..이언 매큐언은 의외로 피터의 기묘한 몽상이 최고..아이와 함께 읽으며 재미있게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는..이언 매큐언이 쓴 유일한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다. 역시 대가답다. 이런 분들이 좀 더 아이들을 위한 글을 많이 써주셨으면 한다. 

It(the name - Lady bird) was given by myself to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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