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he Noise of Time (Paperback, Reprint)
줄리언 반스 / Vintage Books / 2017년 6월
평점 :
쇼스타코비치의 일생을 다룬 소설. 문득문득 보이는 세련된 문장들, 세 개의 챕터 (On the landing, On the plane, In the car)로 구성된 부분,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윤년에 맞이했던 그의 삶의 위기를 표현한 것 말고는
기대나 평단의 평을 능가하는 느낌은 없었다. 과대 평가된 느낌이 들 정도. 한글 번역에 대한 혹평도 많았으나 영문 원본도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다. 만약 다른 작가의
작품이었으면 이런 호평을 받았을까 싶기도 했다. 1930년대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 줄 것 같았지만 실망스럽게도 그렇지 못했다. 200페이지 정도의 중편이라 그나마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음악적 재능, 영감은 가득찼으나 정치 세계나 실생활에는 어두운 예술가들의 삶은 이제
더이상 독자들에게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이라. 제목이 다했다. 쇼스타코비치가 살았던 그 시대는 그에게 견디기 힘든 소음이었을 것이다.
나름 잘 짜여진 소설이나 새롭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싶다. 소재보다는 기법 면에서 더 돋보이는 작품이랄까. 그런데 쇼스타코비치를 다루었다는 것으로 더 주목을 받았다니 아이러니하다. 레닌을 좋아했던 쇼스타코비치가 좀 더 부각되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하지만 늘 음악이 우선이긴 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뭔가 늘 긴장감을 유지하고 읽어나가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