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ight Bookmobile (Hardcover)
Niffenegger, Audrey / Harry N Abrams Inc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 집에서 가까운 북모바일에 들렀다가 오랜만에 그래픽 소설이 눈에 띠길래 빌려와서 휘리릭..북모바일에서 북모바일책을 빌리다니..ㅎㅎ 재밌다. 북모바일은 일정 시간만 운영이 되어서 밤에 운영할 리가 없다. 다분히 몽환적일 것이라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읽어보지 않아서 작가의 성향이 전혀 간파되지 않았다. 

몽환적이면서 아름답고 한편으로는 약간 무섭기까지 한, 그러나 매력적인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 게다가 책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잘 이해될 것 같은 마음이 속속들이 묘사되어 있다. 

남친과 싸우고 밤새 거리를 헤매던 알렉산드리아가 우연히 북모바일을 발견하는데 그곳에 있는 모든 책은 그녀가 읽었던 책들, 썼던 일기장들..이 기이한 경험을 남친은 믿어줄 리 없고 그녀는 더더욱 독서에만 매진하게 된다. 아무리 다시 찾으려 해도 그 밤의 북모바일은 찾을 수 없고 거의 십년에 한 번 꼴로 우연히 나타난다. 그 사이에 그녀는 도서관 사서까지 되었지만 북모바일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을 버리지 못하고 자살하게 되는데..그녀는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북모바일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콜렉션으로 가득했던 북모바일은 없어진다. 독서는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므로..

Only living people can be readers. 맞다. 독서는 살아있는 자의 몫이기도 하고 독서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What would you sacrifice to sit in that comfy chair with perfect light for an afternoon in eternity, reading the perfect book, forever? 여기서 꼭 희생해야 하나 싶은 의문이 들었다. 약간 으시시한 느낌도 들고..하지만 멋진 책을 읽기 위해 감내해야하는, 포기해야하는 것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감내와 포기는 책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건데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하다. 이미 책을 선택했으므로..무엇을 선택하든 기회비용이 있게 마련이므로.

What is it we desire from the hours, weeks, lifetimes we devote to books? 우리는 아니 나는 꿈꾼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줄 멋진 이야기를..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내 마음을 소용돌이 치게 만드는 이야기..를 꿈꾼다. 

이 책은 내가 읽었던 책, 일생동안 내가 읽어왔고 나와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던 나의 책들이 북모바일에 가득하다는 그 상상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책이다. 얼마나 멋질까. 내가 읽었지만 버리거나 잃어버리거나 팔거나 선물하거나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거나 했던 모든 책들이 누군가에 의해서 차곡차곡 관리된다면..어쩌면 어느 다른 곳에서 나의 요정 사서가 정말 이런 북모바일을 운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You were my best reader..하면서 말이다. 

간만에 짧지만 다소 충격적인 강렬한 책을 읽었다. 행복하다. 이래서 난 살아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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