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 from My Father: A Story of Race and Inheritance (Paperback) -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원서
버락 H. 오바마 지음 / Three Rivers Press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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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어린시절부터 결혼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오바마의 자서전. 담대한 희망보다는 이 책이 더 잘 읽힌다. 정치 이야기가 그나마 적어서. 그래도 두번째 파트인 시카고 파트에서 지역 단체 조직원으로서의 이야기는 아주 지루하다. 미셸의 책(A life) 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 책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고 그의 베스트셀러인 담대한 희망이 나오고 나서야 다시 주목받게 된 책인 것 같다.


백인과 흑인의 결혼이 사실상 금지된 시절에 백인과 흑인 사이의 혼혈로 태어난 것도 모자라 흑백이 모두 낯선, 혼혈은 더 낯선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네시아 양아버지 밑에서 자란 오바마는 정말로 특이한 경우다. 친부는 열살 때 한 번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도 오바마는 집요하게 친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낸다. 케냐 사람들, 친가 사람들도 참 잘해주고. 복잡한 사생활의 아버지였지만 그래서 배다른 형제들이 참으로 많기도 많지만 오바마도 참 잘 커주었다. 누가봐도 양아버지인지 뻔히 알 수 있는 인도네시안 아빠와 백인엄마. 남들이 보기에는 그 백인 엄마도 원래 엄마가 아닌 것으로 알았을 수도 있다. 나중에는 인도네시아도 모자라 하와이에서 살았고. 모든 게 특이하다. 결국 그를 키운 건 외조부모였던 것 같다. 그리고 미셸을 아주 잘 만났고.


그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레이시즘이 최대의 화두인 미국에서 오바마는 정말 상징적인 대통령이다. 그가 미셸을 만났기에 더 정신차리고 살고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부유한 백인여성과도 사귄 경험이 있나보던데 그 경험이 그리 유쾌하지 않았던 것으로 언급된다. 백인 문화에 수동적으로 유입되는 느낌이었고 그것이 매우 좋지 않았나보다.


첫 파트인 오리진에서는 어린 시절이야기케냐인 아빠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인도네시아에서 흑인 혼혈로 어떤 취급을 받으며 어떻게 살았는지. 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새벽 5시에 일어나 아들을 깨워 등교하기 전 두 시간 동안  미국식 교육을 했다는 엄마도 대단하고. 결국 하와이로 돌아가 외조부모의 도움으로 사립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된다. 오바마가 계속 인도네시아에서 컸다면 어찌 되었을까.  그 사이에 엄마는 인도네시아에 남아, 오바마와 아버지가 다른 오바마의 동생을 낳게 된다. 


두번째 파트는 시카고 시절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 나오고 어떻게 미셸을 만나게 되었을지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세번째 파트는 케냐 파트로 친부의 삶의 궤적을 쫓고 내가 누구의 자식이었는지를 깨닫고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나의 죽음을 슬퍼해줄 사람도 내가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할 수도 없기에 사람은 자신의 고향에서 죽어야 한다는 대목이 와 닿았다. 맞는 말. (타향, 타국에서는 상가집에 갈 수도, 내가 죽어도 와 줄 사람도 없다. 타향에서의 삶은 늘 내가 여기서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고,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느끼게 되기도 한다.)


Multi-racial의 극단이지만 당당히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던 전설적인 남자, 오바마의 영혼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가 왜 멋진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것도 같다. 담대한 희망도 읽어보리라. 


재판 서문에 친모의 죽음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이 책에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일부러 거의 안 했음을 후회하는 대목이 나온다. 자식들이 늘 그렇듯이 엄마가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몰랐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담대한 희망은 어머니와 외할머니께 바친다는 언급이 있다. 오바마도 어머니를 온전히 이해하기 참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어머니에 대한 언급은 안 했을 것 같다. 오바마도 참 파란만장한 인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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