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김인만 지음, 윤희동 그림 / 예림당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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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많고 글자는 적은 글에 익숙해 버려서인지 우리집 아이들은 내가 읽어 주는 글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대화문구에만 관심이 가는가 보다. 아직 초등학교 1학년, 그리고 4살이니 그럴 법도 하다. 아니 오히려 같이 읽은 어른들에게 더 교훈적이란 생각이 들게 된다.
 

     첫번째 이야기, <생방송 효자를 찾습니다>는   효라는 유교적인 우리의 아름다운 효 문화가 어느새 매스 미디어의 볼거리 잔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해마다 연말에 그 해 효자에게 상을 주려는 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각가 살기 바쁘다는 핑게 자주 찾아 뵙는 것은 고사하고 효자손이 효자상을 받는 상황이  현대인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어렸을 때 나는 시장에 간 엄마를 찾으러 무턱대고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은 적이 있다. 당시 나이가 우리 작은 아이 (만3세) 또래니까 정말 겁도 없다란 말이 딱 맞는데, 그날 바로 나를 찾지 못했다면 아마 나는 지금 부모님을 찾는 방송에 나가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 나의 아차 하는 실수로 고아가 되었다면 아마 다른 인생을 살고 또 우리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을 거란 생각에  두 번째 이야기<골목길 국밥집>에서는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욕잘하는 골목길 국밥집에 경찰관 아저씨가 한 아이를 데리고 오는데 할머닌 말을 꺼내기도 무섭게 호통만 치신다. 밥줄에 서라고 말이다. 결국 국밥집 할머니가 고아인 그 아이의 후원을 하시는 줄 몰랐던 신참 경찰관의 실수라는 것, 그리고 아이가 할머니를 위해 고무장갑을 훔쳤다는 사실이 나오지만,  아이에겐 야단쳐 줄 가족이 없다란 사실에 모두 말을 꺼내지 못한다.

 

  세번째 이야기 <고맙습니다>에서는 제법 상준이를 따라하는 우리집 두 아이들, 고맙습니다. 인사까지 하면서 말이다.   천방지축 처럼 구는 상준이를 걱정하는 엄마에게 시골 시아버지가 다른 건 필요 없고 하루에 고맙습니다란 말을 세번씩 하라고 알려주신다. 꽃을 보고도 나비를 보고도 인사하던 상준이가 어느날 혼자 집을 보다 도둑아저씨와 마딱드리는데,  순진한 상준이를 보고 혼자 있을 자신의 딸아이를 생각한 도둑은 이내 마음을 고쳐 먹고 길을 나선다는 이야기이다.

 

 이밖에  어떠한 역경에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쇠똥구리의 이야기,  가난하지만 엄마를 위해 비오는 날 시골집을 찾아간 막내딸과 사위의 이야기가 칡뿌리처럼 곱씹을 수록 단맛이 나는 동화 5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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