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와 지렁이
송진욱 글.그림 / 봄날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한국에서 그것도 7살이라는 나이가 가지는 기본적인 생각은 유치원에 다니거나 조금 일찍 학교에 들어가 아직 어린아이 티가 물씬 나는  나이 아닌가.
    7살짜리가 그림책을 썼다는 사실만으로도 꽃게와 지렁이는 나에게 같은 나이의 아이를 기르면서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웠다.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화려한 그림이 아니다. 세명의 친구들, 꽃게와 지렁이 그리고 황새가 한 그림속에 나온 표지 그림을 보고 종이에 쓱쓱 그린 그림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주인공들의 특징을 잘 잡아 그린 그림이었다.

   지은이 송진욱이 그림을 그리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이야기 시작전 첫장에서 유독  작가가 독자에게 하는 느낌을 들게 했다.  특히 이상하잖아요로 시작하는 말이 (우리아이가 자주쓰는 어투)어린이 다운 말이 눈길이 간다.

   확실히 설명이 깃든 글을 읽고 시작하니 왜 지렁이가 꽃게에게 간 것일까.란 기본적이 의문조차 하지 않은 나에게 이야기는 감동적인 내용이다.

   서로 위험에 빠진 것을 도와주고, 물에 빠질 번한 지렁이를 꽃게가 그리고 황새에게 잡아 먹힐 뻔한 꽃게를 지렁이가 구해주면서 서로 친한 사이가 되자  지렁이는 자신의 몸을 변하시키면서 갯지렁이가 되어 꽃게와 같이 바닷가에 살게 되었다는 작지만 의미심장한 친구사이의 우정을 잘 그려내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진욱이의 아버지의 이야기는 부모로서 자칫 지나칠 수 있었던 아이의 장점을 살려낸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때로 장난으로 치부해 버렸던 나의 어리석음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 책이다.

   우리집 큰 아이는 간혹 엉뚱한 질문을 하는데 얼마 전에 계속 한 쪽 눈을 찡그리기에, 어디 아프냐는 말에 아이는, "엄마, 지금 눈으로 엄마를 사진 찍었어요" 하는 걸 보고 사실 좀 놀랬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아이의 말을 귀기울 듣지 않고 흘려 들었던가. 하는 생각에 미안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